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은 부진한 시즌 초반 성적에 답답하기만 하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은 부진한 시즌 초반 성적에 답답하기만 하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유 레전드 출신 웨인 루니가 친정팀의 부진을 걱정하며 아모림 감독의 분발을 촉구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사진출처|웨인 루니 페이스북

맨유 레전드 출신 웨인 루니가 친정팀의 부진을 걱정하며 아모림 감독의 분발을 촉구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사진출처|웨인 루니 페이스북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빨리 결과를 내야 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레전드’ 웨인 루니가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에 전한 굵은 메시지다.

‘더선’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루니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모림에겐 그리 시간이 많지 않고 한시라도 빨리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맞는 얘기다. 맨유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2억1450만 파운드(약 4031억 원)를 지출했다.

우선 공격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에서 수혈했다. 브렌트포드에서 브라이언 음뵈모를 7100만 파운드에 데려왔고, 울버햄턴으로부터 마테우스 쿠냐를 6250만 파운드로 영입했다. 해외 영입도 있었다. RB라이프치히(독일)의 벤야민 세슈코를 7400만 파운드로 데려왔고, 세로 포르테노(파라과이) 수비수 디에고 레온을 데려오는 데 700만 파운드를 들였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구단 역사상 4번째 규모인 4000만 파운드(약 750억원)에 첼시(잉글랜드)로 넘기고 라스무스 호일룬을 나폴리(이탈리아)에 팔았으나 큰 적자다.

지난 시즌 도중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식대까지 제한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맨유라는 점에서 과한 지출을 향한 눈총은 따가웠다. 물론 ‘성적=흥행’이란 프로스포츠 불변의 공식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으나 경제적 논리에는 분명 맞지 않다.

그럼에도 맨유가 이렇게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탈피하기 위함이었다. 지난해 11월 올드 트래포드에 부임한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치른 EPL 29경기에서 맨유는 고작 승점 28을 수확하는 데 그쳤고, 챔피언십(2부) 강등권을 살짝 벗어난 15위에 머물며 충격을 안겼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EPL 16위 토트넘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쳐 무관에 그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초반 흐름은 좋지 않다. 승점 6점이 걸린 2025~2026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맨유는 승점 4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아스널에 패했고, 풀럼과는 비겼다. 31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번리를 후반 추가시간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간신히 3-2로 따돌렸으나 만족스럽지 않다.

루니는 “10월이나 11월에 들어서도 기류가 바뀌지 않으면 외부의 압박은 거세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아모림 감독이 장기적으로 팀을 이끄는 데 적합한 인물이냐는 물음에는 “‘100%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루니는 맨유의 영입시장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여름에 좋은 선수들을 데려왔으나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 2~3명은 더 데려왔어야 한다”면서 “성급한 면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아모림 감독이 향후 5년간 맨유의 매니저로 계속 남는다고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루니가 보는 맨유의 약점은 과도한 포지션 변경으로 인한 전술적 혼란과 3명의 수비수들을 활용하고 있음에도 너무 쉽게 상대 포워드에게 기회와 공간을 열어주는 디펜스다. 루니는 “지난 시즌의 문제점들이 선수들이 바뀌었음에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불안한 골키퍼도 큰 걱정거리”라고 고개를 저었다.

대부분이 옳은 얘기다. 평생을 축구를 한 전문가의 정확한 평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팬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맨유가 기대이하의 행보를 반복하고 있고 루니가 현역 시절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슈퍼스타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지도자’로의 행보는 오히려 루니가 아모림 감독보다 크게 떨어진다. 더비 카운티(잉글랜드)에선 1년 6개월, DC유나이티드(미국)에선 1년 4개월, 버밍엄시티와 플리머스 아가일(이상 잉글랜드)에선 각각 4개월, 7개월 밖에 버티지 못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