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롤페스 레버쿠젠 단장은 1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밝혔다. 개막 3경기 만의 굴욕이다. 사진출처|레버쿠젠 페이스북

시몬 롤페스 레버쿠젠 단장은 1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밝혔다. 개막 3경기 만의 굴욕이다. 사진출처|레버쿠젠 페이스북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이 여름에 선임한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불과 세 경기 만에 결별했다.

시몬 롤페스 레버쿠젠 단장은 1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을 지낸 텐 하흐는 지난여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뒤를 이어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 사비 알론소의 후임으로 부임, 2년 계약을 맺으며 새 출발에 나섰지만 짧은 실험으로 막을 내렸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에서 4부 리그 소넨호프 그로사스파흐를 4-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리그 개막전에서 호펜하임에 1-2로 패한 데 이어 지난 주말 브레멘 원정에서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상대에 3-3 무승부를 허용하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단이 텐 하흐의 지도 방식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내부 평가가 결정적이었다.

롤페스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의 모습은 이 구성이 성공적인 팀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팀의 질을 믿지만 방향성과 명확성이 부족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적지 않기에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도자의 분명한 방향 제시는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레버쿠젠은 이번 여름 사비 알론소 감독(현 레알 마드리드)의 이탈과 함께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를 겪었다. 핵심 공격수 플로리안 비르츠와 제레미 프림퐁이 리버풀로 떠났고, 주장 그라니트 자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팀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골키퍼 루카스 흐라데츠키와 미드필더 아민 아들리도 각각 모나코와 본머스로 둥지를 옮겼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 이탈 속에서 새 감독과 새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셈이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10월 맨유 사령탑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바 있다. 맨유 지휘봉을 잡은 첫 해 카라바오컵 우승, 두 번째 해 FA컵 우승을 이끌었으나, 2023~2024시즌 8위에 이어 2024~2025시즌에는 15위까지 추락하며 맨유의 EPL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아약스 시절에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3회 우승과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신화를 이끌었지만, 이후 커리어는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