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이지호는 ‘늦깎이 신인’이다. 23세의 나이로 올해 처음 프로로 데뷔했지만,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오히려 대학 시절 다진 내실과 침착함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이지호는 ‘늦깎이 신인’이다. 23세의 나이로 올해 처음 프로로 데뷔했지만,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오히려 대학 시절 다진 내실과 침착함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학교 때부터 무대만 있다면 빛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강원FC의 신예 이지호(23)가 첫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고려대를 졸업하고 강원에 입단한 그는 2·3월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리그가 주목하는 영건으로 떠올랐다. 23일 광주FC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원에 6경기 만의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K리그1 28경기 중 23경기에 출전해 4골·3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이다.

고려대 재학 시절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과 주장 완장을 함께 달며 실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 ‘스타 기질’이 다분하지만, 오히려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침착하다. 경기 도중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아 넘어지더라도 무던하게 다음 플레이에 집중한다. “15년 동안 축구를 해보니, 흥분하면 원래 경기력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일부러 여유를 갖고 뛰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말처럼 차분함 속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늦게 프로로 데뷔했지만, 대학 시절 맺은 인연과 경험은 그에게 큰 힘이다. “대학교 때 함께 뛰던 친구들이 내 경기를 자주 보러 온다. 그게 큰 힘이 된다. 내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안일해지지 않고 간절하게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프로는 증명하는 자리라 생각했다.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너무도 높은 벽이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재현, 김대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6월 김천 상무에서 전역 후 강원에 복귀했지만 이지호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경쟁은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에도 꾸준히 거론된다. 유력한 후보가 도드라지지 않는 양상에서 이지호는 황도윤(FC서울), 신민하(강원), 이승원(김천) 등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지호는 “한 명이 독주하는 것보다 서로 경쟁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 내 할 일을 해내면 신인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