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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원 소금빵’으로 화제를 모았던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의 팝업스토어 ‘ETF 베이커리’가 오는 7일까지만 문을 연다. 슈카월드는 SNS를 통해 “불편과 아쉬움을 드려 죄송하다. 재정비 후 더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글로우서울에서 문을 연 이 빵집은 소금빵과 베이글을 990원, 식빵을 1990원에 내놓으며 첫날부터 긴 대기 행렬을 만들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반발과 ‘빵값 프레이밍’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영업 종료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여론은 더욱 뜨겁게 달궈졌다. “비싸게 파는 빵집은 조용히 두고, 왜 싸게 파는 빵집을 욕하냐”(lord****), “자본주의에서 싼 가격이 뭐가 문제냐, 한국은 담합 자본주의로 가고 있다”(sino****), “싸게 팔면 죄가 되는 나라”(tgum****)라는 분노의 댓글이 쏟아졌다. “코스트코 피자, 대형마트 초밥은 괜찮고 슈카 빵은 안 되냐”는 지적(firn****)도 눈에 띄었다.

소비자들의 체감은 분명했다. “소금빵이 3000원이 정상인가”(imbl****), “케이크 한 조각이 1만 원, 빵 네 개면 2만5000원… 이게 정상?”(seuf****) 같은 푸념은 ‘빵플레이션’에 대한 피로를 드러냈다. “일본 긴자에서도 소금빵이 1000원인데 한국은 왜 3000원이냐”(firn****)는 불만과 “과거 통큰치킨 사태처럼 싸게 팔면 업계가 먼저 압박한다”(roly****)는 얘기도 나왔다.

다만 ‘990원 실험’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따라붙었다. “990원으로 1년만 버텨보라. 못 하면 결국 바이럴 이벤트”(lore****), “유지 불가능한 덤핑을 미화하면 시장만 망가진다”(caly****)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실제 업계는 원재료·임대료·인건비 등 구조적 비용을 이유로 “단기 이벤트는 가능해도 장기적으로는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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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도 있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 구조가 빵값을 올려놨다”(firn****)는 지적과 “싼 곳은 싼 대로, 비싼 곳은 비싼 대로 팔면 된다”(vipe****)는 주장처럼 서로 다른 상식이 맞섰다. “싸게 팔면 문 닫게 만드는 빵시장”(dund****), “왜 소비자가 자영업자 사정을 봐야 하냐”(son8****)는 말은 논쟁이 단순히 ‘슈카 대 빵집’이 아니라 ‘가격 정상성’과 ‘공정 경쟁’ 문제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운영 주체를 둘러싼 의심도 나왔다. “실제 운영은 글로우서울, 슈카는 얼굴일 뿐”(jann****), “IPO 띄우기용 이벤트 아니냐”(mumy****)는 분석이 그것이다. 반대로 “짧지만 문제를 드러냈고, 결국 선택은 소비자 몫”(free****·lead****)이라는 옹호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소금빵 990원이 비정상이었을까, 아니면 3000원이 지나치게 비쌌던 걸까. 이번 실험은 멈췄지만, 앞으로 빵값이 어디로 갈지는 소비자 선택이 말해줄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