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강판 변수 틀어막은 양창섭, 삼성 단독 5위 이끈 허릿심 [SD 대구 스타]

삼성 양창섭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구원등판해 6.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26)이 갑작스러운 구원등판에도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단독 5위 등극을 이끌었다.

양창섭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6.2이닝 무피안타 1사구 무실점 역투로 시즌 3승(2패)을 올렸고 삼성은 6-2로 이겼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삼성은 시즌 66승2무65패를 마크하며 단독 5위로 올라섰고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5위에 위치했던 롯데 자이언츠(64승6무64패)와 격차를 0.5경기로 벌렸다.

삼성의 승리에는 양창섭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선발등판한 좌완 이승현이 2.1이닝 4안타 1홈런 5사사구 2실점으로 강판된 위기를 말끔하게 해소했다.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마운드 난조로 3연패 중이던 삼성은 선발투수의 활약이 절실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발) 최원태를 불펜에 대기시켜서라도 연패를 끊겠다.선발 로테이션의 변화까지 감안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원태를 곧바로 기용하기에는 이승현의 이닝 수가 너무 모자랐다. 이러한 박 감독의 걱정들을 양창섭이 말끔히 지웠다.

양창섭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0-2로 뒤진 3회초 2사 2·3루서 구원등판한 그는 첫 타자 장준원의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급한 불을 껐다. 추가 실점을 막은 삼성은 3회말 1사 1·2루서 김성윤의 결승 3점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양창섭은 7회초 1사까지 11연속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우며 허릿심을 뽐냈다.

김성윤이 포문을 연 뒤에는 타선도 제대로 불을 뿜었다. 삼성은 6회말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의 솔로포를 포함해 3득점하며 승리를 예고했다. 5-2로 앞선 6회말 2사 후에는 이성규가 솔로포로 한 점을 더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양창섭은 여세를 몰아 9회초에도 등판했고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 변수에도 양창섭 덕에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연투 횟수가 적지 않던 우완 이승현, 배찬승을 비롯한 불펜진이 체력을 충전할 시간을 얻었다.

경기 후 양창섭은 “계속 몸을 풀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느낌은 받지 않았다. 사실 길게 던져야 3~4이닝 정도를 예상했는데, 감독님께서 ‘계속 가보겠느냐’고 물으셨을 때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14일) 피안타도 볼넷도 없었지만, (7회초) 몸에 맞는 공을 하나 허용한 게 못내 아쉽다”며 “전체적으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강)민호 형과 좀 더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이어간 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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