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센 웽거 감독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아센 웽거 감독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세계적 명장 아센 웽거 감독(프랑스)에게도 꿈 같은 시간이었다.

웽거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공격수로 구성된 FC스피어를 지휘했다. 수비수로 꾸려진 실드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한 뒤 그는 “경기 중에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 선수들을 모두 지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우베르투 시우바(브라질), 애슐리 콜(잉글랜드), 티에리 앙리(프랑스)는 내가 지도했던 제자들이고, 클라렌스 세이도르프, 호나우지뉴, 카카(이상 브라질), 가레스 베일(웨일스) 등은 늘 지도해보고 싶었던 선수들이었다. 이런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PL 아스널에서 무려 20년 동안 지휘봉을 잡으며 ‘명장’으로 불렸던 웽거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FC스피어를 지휘했다. FC스피어는 후반 27분 웨인 루니(잉글랜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7분 마이콘(브라질), 후반 43분 박주호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스페인)이 이끈 실드 유나이티드에 패했다.

웽거 감독은 “경기 내내 우리가 지배했다. 공격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했고,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막판에 실점해 승리를 놓친 점은 아쉽다”며 “그럼에도 상대에게 축하를 보낸다. 다음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도 벵거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아스널 팬들이 이 자리에 와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스널을 지휘하며 전 세계적인 응원을 받았고, 훌륭한 선수들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기억을 오늘 다시 느낄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웽거 감독은 이번 이벤트에 대한 감사를 빼놓지 않았다.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준 주최 측에 감사한다. 이렇게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한 경기에 모여 뛰는 것은 나로서도 처음 있는 경험이다. 오늘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그의 눈빛과 말투에는 여전히 축구를 향한 애정과 팬을 향한 감사가 가득했다.

상암|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