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이벤트매치 도중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디디에 드록바.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이벤트매치 도중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디디에 드록바.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축구팬들의 재미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경기는 은퇴한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이 한데 모여 팬들에게 또 한 번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경기 결과는 수비수들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가 2-1로 공격수 집단 FC스피어를 제압하며 웃었다. 후반 27분 웨인 루니(잉글랜드)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FC스피어가 앞서갔지만,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스페인)이 이끄는 실드 유나이티드가 반격에 나섰다. 후반 37분 마이콘(브라질), 후반 43분 박주호가 연속골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승부보다 더 화제를 모은 건 각종 퍼포먼스였다. 경기 전날 열린 이벤트 매치에서 FC스피어의 주장 디디에 드록바(코트디부아르)는 ‘오브레보 사건’을 재현하며 팬들을 폭소케 했다. 2008~200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첼시(잉글랜드)에서 뛰었던 드록바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준결승에서 오심에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던 장면을 그대로 재연해 현장을 달궜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경기 전 경기장을 바라보는 라파엘 베티네스 감독.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경기 전 경기장을 바라보는 라파엘 베티네스 감독.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본 경기에서는 ‘베법사’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유쾌한 연출이 이어졌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그는 오른손을 좌우로 휘두르며 중계 화면에 자신의 이름 자막이 나타나는 마술 같은 장면을 그대로 흉내냈다. 이는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지휘 시절 실제 중계화면에서 포착돼 밈으로 퍼진 장면을 리마스터한 것으로, 이를 알아본 팬들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경기 후 FC스피어의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리오 퍼디낸드.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경기 후 FC스피어의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리오 퍼디낸드.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하이라이트는 경기 종료 후였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경기장에는 양 팀의 유니폼을 형상화한 대형 현수막이 나란히 배치됐다. 이때 실드 유나이티드의 주장 리오 퍼디낸드(잉글랜드)가 커다란 가위를 들고 등장해, 패배팀 FC스피어의 유니폼 현수막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한 장면에 팬들은 다시 한번 열광했다.

결과와 승패를 넘어, 스타들이 펼쳐낸 ‘감다살(감이 다 살아있는)’ 퍼포먼스는 축구가 단순히 경기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추억과 웃음, 그리고 도파민으로 가득 찼다.

상암|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상암|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