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리젠 T2T’로 순환 패션 선도… 버려진 옷으로 다시 옷 만든다

효성티앤씨 구미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친환경 섬유 리젠 폴리에스터. 사진제공｜효성티앤씨

효성티앤씨가 국내 최초로 폐의류를 원사로 되살리는 친환경 섬유 기술을 상용화하며 순환형 패션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9월 15일 캐나다의 T2T 페트칩 전문기업 루프 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 Inc.)와 손잡고 4분기부터 구미공장에서 ‘리젠 T2T’ 섬유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T2T(Textile to Textil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버려진 의류에서 페트칩을 추출해 다시 섬유로 가공하는 폐섬유 순환 재생 시스템이다.

기존 리사이클 섬유가 폐 페트병을 주로 활용한 것과 달리, T2T 기술은 의류 자체를 다시 의류로 되살리는 방식으로,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효성티앤씨는 이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계획이다.

● 연간 9200만 톤 버려지는 의류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200만 톤의 폐의류가 발생하지만, 이 중 실제로 다시 의류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전체 섬유 재활용률도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T2T 기술은 섬유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순환 패션 실현의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리젠 T2T’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공급될 예정이며, 지속가능성과 소재 혁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제품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리사이클 섬유 시장은 현재 약 23조 원 규모이며, 연평균 12.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시장이 75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이사는 “T2T 프로젝트를 통해 화석연료 기반에서 탈피한 새로운 리사이클 섬유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루프 인더스트리의 조반니 카티노 최고수익책임자(CRO)도 “효성티앤씨와의 협력은 고품질 섬유 원료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라는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티앤씨와 루프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섬유 전시회 ‘프리미에르 비죵(Première Vision)’에 공동 참가한다. 양사는 이 자리에서 T2T 밸류체인 구축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고, 친환경 순환 패션 모델의 비전을 글로벌 시장에 제시할 예정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