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제주 SK 유스 어드바이저가 15일 서울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제주-R&G 파트너십 기자회견에서 구창용 제주 대표이사, 요헨 자우어 R&G 매니징 디렉터(왼쪽부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1월 은퇴 후 첫 구체적 행보를 보인 구 어드바이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자신처럼 많은 후배들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제주 SK

구자철 제주 SK 유스 어드바이저가 15일 서울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제주-R&G 파트너십 기자회견에서 구창용 제주 대표이사, 요헨 자우어 R&G 매니징 디렉터(왼쪽부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1월 은퇴 후 첫 구체적 행보를 보인 구 어드바이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자신처럼 많은 후배들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제주 SK


“내가 유럽에서 겪은 경험을 많은 후배들도 유럽에 진출해 느낄 수 있도록 돕겠다.”

구자철 제주 SK 유스 어드바이저(36)는 올해 1월 은퇴 후 프런트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평소 유스 선수 발굴과 육성에 관심이 많았던 구 어드바이저는 제주 유스 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8개월동안 동분서주했다. 그는 제주가 지리적 특성상 우수한 유스 선수 발굴이 어렵고, 지역 인재의 내륙 유출도 잦았기 때문에 유스 팀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 어드바이저는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LAFC(미국)이 합작한 유소년 육성 법인 ‘R&G(Red&Gold Football)’과 제주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냈다. R&G는 유망주의 발굴부터 성공적 프로데뷔까지 책임지는 통합형 글로벌 플랫폼으로 우루과이, 감비아, 세네갈, 카메룬 등지의 클럽들과 글로벌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제주는 R&G의 유스 발굴, 훈련, 프로 진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R&G가 제공하는 유스 선수 스카우트, 글로벌 유스컵 참가, 데이터 기반 트레이닝 등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번 파트너십은 구 어드바이저가 은퇴 후 보인 첫 구체적 행보다. 그는 15일 서울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파트너십 기자회견에서 “유스 어드바이저직을 수행하면서 쉬운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소기의 결실을 맺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우수한 유스 선수를 발굴하고, 이들이 그 연령대에 경험할 수 있는 최대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주를 넘어 한국축구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내겠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건 한국축구의 역량 강화를 넘어 스포츠 산업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십 체결엔 구 어드바이저의 역할이 컸다. 구 어드바이저는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시절 요헨 자우어 R&G 매니징 디렉터(독일)와 각별한 인연이었다. 자우어 디렉터는 볼프스부르크(독일)의 단장 출신으로 2010~2011시즌 구 어드바이저의 영입을 추진한 인물이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주기적으로 제주를 방문해 구 어드바이저의 성장세를 지켜봤을 정도로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도 컸다. 구 어드바이저는 자우어 디렉터에게 수시로 이번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양 기관의 가교 역할을 잘해내겠다고 얘기했다.

구 어드바이저는 “은퇴 후 중, 고교와 대학 대회를 많이 다니며 유럽 스카우트들을 많이 만났다. 이들은 ‘유럽에서도 한국선수들의 재능을 인정하지만 육성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며 “육성 과정을 내가 모두 뜯어고치진 못하겠지만 R&G를 통해 유스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분명히 지금보단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같은 배움의 기회는 제주를 넘어 한국축구의 미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구 어드바이저는 많은 후배들이 유럽에 진출해 많은 것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보인고 시절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던 그는 제주 입단 후 유럽무대 도전이라는 큰 꿈을 꿨고, 결국 꿈을 이뤘다. 후배들도 자신처럼 조금씩 더 큰 꿈을 꾸길 바란다.

구 어드바이저는 “세계적 선수가 될 수 있는 중, 고교생을 발굴해 기회를 주겠다. 계속 데이터를 축적해 R&G에 이를 전달하는 역할도 해내겠다”며 “이같은 유스 시스템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더 많은 후배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