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빅히트뮤직이 있기까지 ‘주춧돌’ 정도는 이 사람이 세웠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빅히트 1호 뮤지션’ 이현이 13년 8개월만에 새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오늘날 빅히트뮤직이 있기까지 ‘주춧돌’ 정도는 이 사람이 세웠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빅히트 1호 뮤지션’ 이현이 13년 8개월만에 새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이젠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알고 있다 해도 무방할 케이(K)팝 대표 기획사 빅히트뮤직. 그를 통해 ‘14년 전 빅히트는 이러했다’는 솔깃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빅히트 1호 뮤지션’ 이현이다.

“회사가 작을 때부터 굉장히 ‘까탈’스러웠어요.(웃음) 음악에 대한 엄격 함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아요.”

그 까탈스러움이 아티스트인 그에게도 체화된 탓이었을까. 돌아 오기까지 13년 8개월이 걸렸다. 이현의 복귀 앨범은 16일 발매한 솔로 미니 3집 ‘앤드’(A(E)ND). 대뜸 ‘노래방 가서 무슨 노래를 부르냐’고 물었다.   

“제 또래로 ‘특정’해서요, 마이크 잡고 싶게 만드는 노래들이 있잖아요. 좋은 노래가 참 많지만, 한편으로 발라드는 ‘가뭄’이지 않을까요?”

발라드 전문 가수를 ‘발라더’라 분류했던 시절도 있었거늘 세월은 흘렀고 시대도 변했다. 그렇다고 최소 십수년째 똑같은 ‘발라드 애창곡’만 부를 수도 없는 노릇. 그 ‘발라더 계보’에 한 지분 있다 할 수 있을 이현이 복귀를 결심한 배경은 이토록 단순하지만 절실했다. 또 다시 흥미진진한 과거 이야기. 빅히트는 본래 ‘발라드 명가’였다.  

“빅히트스러운 발라드 아세요? 예전의 발라드는 예상 가능한 ‘패턴’이 좀 있었죠. 빅히트 발라드는 진행 과정이 달랐어요. 멜로디에 ‘일탈’이 있었다, 전 그렇게 정의하고 싶네요.”

방시혁 하이브 의장 다음 방탄소년단의 대표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피독도 이현의 컴백 음반에 깊숙이 참여했다. 이현은 “그(피독)와도 참 오랜 사이가 됐다”고 웃어보이며 불과 십수년 전이지만 “옛날은 옛날”이라 할 수 있는 추억을 멜로디와 가사에 ‘함께’ 담았다고도 했다. 업무 모드의 피독이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는 점도 이현의 ‘성대모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아트스트로서 이현의 ‘근본’은 혼성 3인조 에이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27년이면 ‘결성 20주년.’ 그는 얼마 전 멤버들과 만나 ‘20주년 기념 앨범은 어떨까’ 논의한 바 있음을 귀띔하며 “긍정적”이란 희망 또한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에이트는 21세기 대표 혼성 그룹 아니었던가. 이현은 “올데프(올데이프로젝트) 아니에요?”라고 되물으며 파안대소했지만, 그럼에도 그 에이트가 인터뷰 화두로 오른 게 내심 ‘반가운’ 듯 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