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허 찌른 노시환 연기에 놀란 김경문 한화 감독 “20년 넘게 감독 하면서 그런 장면 처음 봤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27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감독 한 지 20년 넘었는데, 그런 장면 처음 봅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67)은 27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팀의 승리를 이끈 노시환(25)의 재치 있는 주루를 흥미로워했다.

그는 “나도 감독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그런 장면은 처음 본다. 이기려니 그런 묘한 장면도 나오는 것 같다”고 신기해했다.

노시환은 26일 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말 1사 2·3루서 하주석의 투수 땅볼에도 재치 있는 주루로 동점을 만들었다.

3루주자였던 그는 하주석의 타격과 동시에 뛴 탓에 런다운에 걸렸는데, 태그를 시도하던 포수 박동원의 앞에서 마치 아웃될 걸 직감한 듯 허탈한 연기를 한 뒤, 잽싸게 그의 옆으로 돌아 홈을 파고들었다.

노시환은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리려고 평소 거울을 보며 이따금씩 연기 연습을 한 게 통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올 시즌에는 홈경기에서 (노)시환이의 주루처럼 묘한 장면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한화에는 이날 경기의 중요성이 몹시 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 LG를 3.5경기 차로 쫓던 한화는 26일부터 3일간 펼쳐질 맞대결의 결과에 따라 역전 우승의 시나리오까지도 그려 볼 수 있다.

남은 2경기 중 1승이라도 거두면 LG가 대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못 하게 막는 건 물론, 더 높은 곳도 바라 볼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포스트시즌(PS) 경험이 풍부한 LG를 상대로 중요한 경기를 잡은 영향도 컸다.

김 감독은 “PS를 많이 치른 팀에는 여유가 있다.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도 더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도 우리 팬들을 가을 잔치로 자주 초대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시리즈의 첫 경기에서 졌다면 맥이 빠졌을 텐데, 어제 어려운 경기를 잘 풀어낸 흐름을 오늘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화는 LG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와 선발 맞대결을 벌일 투수로 문동주를 내세운다.

선발 라인업에선 베테랑 손아섭이 리드오프로 복귀했다.

대전｜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대전｜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