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이스 로리 매킬로이(왼쪽)이 루크 도널드 단장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파밍데일(미 뉴욕주)  |  AP뉴시스

유럽 에이스 로리 매킬로이(왼쪽)이 루크 도널드 단장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파밍데일(미 뉴욕주) | AP뉴시스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 역대 전적에서는 미국이 27승2무15패로 앞서 있다. 최근 30년 동안 원정 팀이 승리한 건 세 번(1995, 2004년, 2012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세 번 모두 승자는 유럽이었다.

유럽이 13년 만에 또 한번 원정 승리를 눈앞에 뒀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파70)에서 열린 제45회 라이더컵 대회 이틀째 경기까지 11.5-4.5로 크게 앞섰다.

첫날 5승1무2패로 우세를 보였던 유럽은 둘째날에도 6승2패로 미국을 압도했다. 양 팀이 각각 12명씩 최정예 멤버로 팀을 꾸린 라이더컵은 첫날과 둘째 날은 2인 1조 포볼(두 선수가 각자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과 포섬(두 선수가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가 진행되고, 마지막 날에는 미국과 유럽 각 12명 선수가 일대일 매치 플레이를 펼친다. 승리하면 1점, 비기면 0.5점을 획득하고, 이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린다.

유럽은 29일 12개 싱글 매치에서 2.5점(2승1무)만 따내도 이번 대회 우승을 확정한다.

유럽과 미국의 희비는 양 팀 에이스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의 성적처럼 극명하게 엇갈렸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첫날 포섬과 포볼에서 2패를 당한 뒤 이틀째 경기에서도 포섬과 포볼에서 모두 패했다. 4경기에서 전패한 셰플러는 남자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1986년 이후 라이더컵에서 첫날부터 3연패 이상을 당한 첫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2무 2패로 부진했던 악몽이 되풀이 된 셈이다.

반면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첫날 1승1무에 이어 이틀째 경기에서도 2승을 챙겨 3승1무로 빼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마스터스 우승만큼이나 라이더컵 원정 승리를 올해 중요한 목표로 내세웠던 매킬로이는 그린재킷을 입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데 이어 13년 만의 라이더컵 원정 승리라는 두 번째 목표에도 바짝 다가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