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간판타자 홍창기가 시즌아웃된 악재에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던 건 공백 기간 최정상급 리드오프로 활약한 신민재 덕분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가 간판타자 홍창기가 시즌아웃된 악재에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던 건 공백 기간 최정상급 리드오프로 활약한 신민재 덕분이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신)민재 없었으면 큰일 났죠.”

LG 트윈스는 올 시즌 초 큰 악재를 만났다. 정규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못한 5월 간판타자 홍창기(32)가 사실상 시즌아웃됐다. 5월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도중 동료 야수와 충돌로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LG는 병원을 네 군데나 찾아 다녔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LG는 홍창기 없이 4~5개월을 버텨야 했다.

홍창기의 이탈 여파는 상당했다. KBO 통산 출루율 1위인 그는 LG의 대체불가한 리드오프이자, 팀의 상징이었다. 홍창기의 이탈이 확정되자, 설상가상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그와 부딪힌 김민수에게 화살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보다 못 한 홍창기가 “(김)민수가 많이 놀라고 아팠을 텐데, 티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팬들이 민수를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섰을 정도였다.

동료들은 홍창기의 빈자리를 메우려 더 똘똘 뭉쳤다. 맨 처음 그의 우익수 자리를 메우던 송찬의는 “우리 팀에서 형의 존재감이 워낙 커 다 메울 순 없겠지만 형도 보고 있을 테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박해민은 지난 7월 올스타전서 아들 이든 군과 스케치북에 ‘(홍)창기 삼촌, 우리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적어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LG가 악재를 견딜 수 있던 건 신민재 덕분이었다. 그는 홍창기가 복귀한 9월 13일까지 90경기에서 리드오프로 타율 0.344, 1홈런, 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4로 맹활약했다. 이 기간 300타석 이상 소화한 전체 타자 중 출루율 1위(0.417)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덕분에 (홍)창기의 이탈에도 리드오프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신)민재가 없었다면 큰일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를 이겨낸 LG는 최정상급 리드오프를 2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홍창기는 복귀와 동시에 타격감과 특유의 선구안을 되찾았다. 신민재는 출중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로 출루 능력을 계속 과시했다. 홍창기는 “민재와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시너지가 난다. 내가 출루하면, 민재는 콘택트 능력과 주루가 뛰어나니 뒤에서 연결이 원활히 이뤄진다”고 반겼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