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왕 상무 감독이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2025 KBO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 제공

박치왕 상무 감독이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2025 KBO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 제공



“작은 한국시리즈라고 해야 할까요? 선수도, 감독도 배울 게 생겨 좋습니다.”

KBO는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T 위즈와 국군체육부대(상무)의 ‘2025 KBO 퓨처스(2군)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개최했다. KBO는 지난달 29일 남·북부리그 1·2위의 준결승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프전 진출 팀을 가렸다. 챔프전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군 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적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동기부여가 KBO의 도입 취지다.

양 팀 사령탑들은 이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 박치왕 상무 감독은 “취지가 굉장히 좋다”며 “우리 선수들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듯한 기분을 조금은 느끼지 않겠는가. 자세부터 모든 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상무는 남부리그로 편입된 2013년부터 13연속시즌 1위를 차지한 퓨처스리그 최강이다. 박 감독은 “그럼에도 선수도, 감독도 배울 게 생긴다. 압박감이 큰 경기를 치르게 되니 선수들의 성장 측면에서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챔프전은 육성의 성과를 확인할 계기도 될 수 있다. KT는 강민성, 문상준, 김민석을 비롯한 기대주들을 앞세워 북부리그 1위인 한화를 10-6으로 잡고 챔프전에 올랐다. 김호 KT 퓨처스 감독은 “육성에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 올 시즌을 시작할 당시에는 퓨처스에도 1군 선수가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은 경기에 나서며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성장한 선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성장하는 단계에서 이번 챔프전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 사이에는 재미난 풍경도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우승 공약을 내걸기 바빴던 까닭이다. 한동희는 “우린 포상휴가를 받기로 했다. 받게 되면 3일은 족히 넘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 감독도 “육군의 규정에 따라 주는 휴가이지만, 다들 받고 싶어 혈안”이라며 농담한 뒤 “의욕이 앞서 다칠까 ‘평소대로 뛰라’고 당부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김 감독도 “상무가 휴가를 걸었다면 우린 내일(2일) 쉬겠다”고 받아쳤다. 이어 “보너스 경기처럼 즐기면서도 동기를 부여할 무대가 생겨서 좋다”고 덧붙였다.
‘2025 KBO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제공|KBO

‘2025 KBO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제공|KBO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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