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플라잉 스타트로 경주를 시작하고 있다.

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플라잉 스타트로 경주를 시작하고 있다.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나 자매도 비슷한 듯 보이지만 각기 다르듯, 경정에서 사용하는 모터 역시 같은 제작 공정을 거쳐 나왔지만 각각 차이가 있다. 또 같은 모터라도 날씨에 따라 기력차이를 보일 때도 있다.

현재 경주에서 사용되는 모터는 총 110대, 모터의 기력은 성적과 직결되는 만큼 선수들은 배정받은 모터 상태에 따라 전법을 유연하게 바꾸며 경주에 임한다.

경정 모터는 주기적으로 교체된다. 현재 모터는 지난해 5월 29일부터 실전 경주에 투입됐다. 도입 초기인 지난해 여름(5월 말∼8월 말)에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모터는 19번 모터였다. 해당 기간 총 25회 투입돼 1착 16회, 2착 2회, 3착 2회를 기록하며 승률 64%, 연대율은 무려 72%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보였다. 다음은 66번, 40번, 67번, 27번 모터가 상위권 모터로 선수들 사이에서 ‘믿고 타는 모터’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기온이 떨어지며 34번 모터가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24회 투입돼 1착 15회, 2착 4회, 3차 3회로 승률 62.5%, 연대율 79%를 기록했다. 34번 모터는 올해 전체 기록도 가장 뛰어나다. 그 뒤를 97번, 44번, 95번, 49번 모터가 뒤를 이었다.

2년 차를 맞은 올해도 모터는 기온에 따라 기량에 차이가 있었다. 전반기까지는 58번 모터가 압도적이었다. 총 54회 투입돼 1착 20회, 2착 8회, 3착 13회로 승률 37%, 연대율 51.8%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이어 76번, 86번, 60번, 37번 모터 순이었다.

미사리 경정장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 모터보트를 정비하고 있다.

미사리 경정장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 모터보트를 정비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현재까지 32번 모터가 눈에 띄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32회 투입돼 1착 14회로 승률 43.8% 연대율 59.4%를 기록 중이다. 이어 23번 모터가 38회 중 1착 13회, 2착 8회, 3착 5회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11번 모터로 23회 투입돼 1착 11회, 2착 3회, 3착 3회를 기록했다. 4위는 73번, 5위는 65번 모터였다.

대상 경주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모터는 단연 88번이었다. 지난해 6월 왕중왕전 2위를 시작으로 쿠리하라배 2위, 올해 6월 왕중왕전 1위 등 모터 교체 이후 치러진 7번의 큰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2회를 기록했다. 19번 모터 또한 지난해 왕중왕전과 쿠리하라배에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예상지 경정코리아 이서범 경주분석위원은 “모터는 기온에 따라 기력 변화가 있으므로 최근 성적, 모터의 정비내역, 소개 항주 기록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며 “또 88번 모터처럼 유독 대상경주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모터가 이점도 잘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