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오페라 시장의 공기까지 달궜던 ‘한국오페라의 명가’ 솔오페라단이 베르디 ‘리골레토’를 서울 무대로 불러낸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질 이번 무대는 회전무대와 영상 맵핑을 결합해 공간을 대담하게 전환하고, 인물의 심리선까지 시각화하는 연출로 몰입을 높였다. 전통의 골격을 존중하되 현재의 감각으로 밀어붙이는 선택이다.
베르디 중기 대표작인 ‘리골레토’는 권력과 탐닉, 부성과 파국을 겹겹이 쌓아올린 비극이다. 빅토르 위고의 ‘왕은 즐긴다’를 원작으로 삼았고,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 등 기억에 남는 선율이 극을 밀어올린다. 솔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통해 익숙한 스토리 위에 기술과 음악, 몸의 언어를 겹치며 ‘지금, 여기’의 박동으로 재생한다.
음악은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이끈다. 유럽과 한국 주요 무대에서 굵직한 레퍼토리를 쌓아온 지휘자는 드라마의 호흡과 오케스트라의 질감을 치밀하게 조율해 비극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한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위너오페라합창단, 정민근 무용단이 더해져 음향과 장면의 밀도를 단단히 받친다. 무대·조명·영상·의상은 각각 김대한, 강호상, 배윤경, 김수련이 맡아 회전무대 전면 투사와 입체적 세트 구성을 통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미끄러지듯 넘나들게 했다.

Alberto Gazale가 리골레토로 열연하는 장면 Teatro Pérez Gadós
주역 라인업은 무게감이 분명하다. 리골레토는 알베르토 가잘레와 강형규가 번갈아 서고, 질다는 캐슬린 김과 나탈리아 로만이 더블 캐스팅됐다. 만토바 공작은 박지민과 김진훈이 맡아 공작의 매혹과 이중성을 대비시킨다. 스파라푸칠레는 손철호·박의현, 막달레나는 아나 빅토리아 피츠·김가영이 캐스팅됐다.
드라마의 축은 명확하다. 조롱으로 생을 버틴 궁정 광대 리골레토, 숨겨 키운 딸 질다, 변덕과 쾌락으로 움직이는 만토바 공작. 조롱은 저주로 되돌아오고, 복수는 오발탄처럼 자신을 겨눈다.

Alberto Gazale의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Teatro Comunale di Bologna
3막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공작의 노래와 자루 속의 진실이 맞부딪칠 때, 베르디의 음악은 비극의 의미를 선명하게 새긴다. 이번 프로덕션의 회전무대·영상 설계는 이 전환의 순간들을 ‘보이게’ 만들도록 설계돼 있다. 관객은 공간의 회전과 투사되는 이미지의 결을 따라 음악의 방향을 함께 돌게 된다.
연출은 김숙영이 맡는다. 인물 관계와 갈등의 질량을 앞세우고, 감각적인 장면 전환으로 서사의 추진력을 얻는다. 전막을 관통하는 테마인 조롱의 언어와 사랑의 언어,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침묵이 장면마다 인상적인 미장센으로 응축된다. 오페라가 처음인 관객에게도 구조가 읽히고, 애호가에게는 디테일의 대조가 보이도록 설계한 무대다.
공연은 10월 31일 오후 8시, 11월 1·2일 오후 5시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예술총감독은 이소영, 연출 협력은 우효정, 음악감독은 우주호·최유리, 예술감독은 김영미·Dino de Palma가 맡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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