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준PO 탈락 아픔’ 고우석도 리바운딩했다, 결국 김서현이 살아야 한화도 산다

한화 김서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과 가을야구 첫 등판에서 아픈 경험을 했지만, 그의 능력치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2019년 가을야구서 무너진 아픔을 딛고 일어선 고우석처럼 김서현도 다시 날개를 펼쳐야 한다. 뉴시스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김서현(21)은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상상조차 하기 싫은 악몽을 경험했다. 팀이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아웃을 잘 잡은 뒤 현원회, 이율예에게 2점홈런 2방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 패배로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때부터 김서현의 멘탈(정신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됐다. 김서현은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였던 18일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도 9-6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3안타 1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다. 팀은 9-8로 승리를 거뒀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결국 모든 건 김서현이 이겨내야 할 몫이다. 고우석(27·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는 LG 트윈스 시절인 2019년 처음 마무리를 맡았고, 정규시즌 65경기에서 8승2패3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ERA) 1.52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우뚝섰다.

그러나 그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준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박병호(현 삼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고, 그 여파를 채 떨쳐내지 못하고 2차전서도 0.2이닝 3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무너졌다. 더욱이 LG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패한 터라 충격이 몇 배로 컸다.

우려가 컸지만, 고우석은 무너지지 않았다. 2020년 40경기에서 승리없이 4패17세이브1홀드, ERA 4.10으로 숨을 고른 뒤 2021년 30세이브, 2022년 42세이브를 따냈다. 미국 진출 직전 해인 2023년에는 팀의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에 일조했다. 2019년의 아픈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던 셈이다.

김서현의 능력치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를 지닌 데다 승부욕도 엄청나다. 정규시즌 30세이브(33세이브)라는 기록만으로도 그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가 살아나야 한화도 강점인 불펜을 앞세워 패권에 도전할 수 있기에 더 이상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코치들과 함께 김서현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을 논의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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