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멜함 기수가 하프 유어스와 함께 멜버른컵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제이미 멜함 기수가 하프 유어스와 함께 멜버른컵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하프 유어스(Half Yours)’가 4일 호주 멜버른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 세계적인 경마대회 ‘멜버른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기수 제이미 멜함은 2015년 미셸 페인에 이어 멜버른컵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우승 기수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2위는 ‘구디 튜 슈즈’, 3위는 ‘미들 어스’가 각각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총 상금 1000만 호주달러(93억 원) 규모로 치러졌으며 세계 각국의 명마 24두가 3200m 코스를 달리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하프 유어스는 직선주로에서 압도적인 스퍼트를 보이며 선두를 추월, 2.75마신 차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멜함은 “우리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15년간 이 일을 해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며 “결혼도 하고 좋은 날들이 많았지만, 지금 이 순간보다 비교될 수 있는 건 없다”고 감격해했다.

멜버른컵은 1861년 첫 개최 이후 1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호주의 대표 경마대회다. 매년 11월 첫째 화요일에 열리며 빅토리아주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호주 국민들은 이 날을 ‘국가를 멈추게 하는 경주(The Race That Stops a Nation)’으로 부르며 전 국민이 TV 앞에 모여 레이스를 지켜본다.

이번 멜버른컵은 한국마사회와 KBSN SPORTS의 공동 기획·제작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생중계됐다. 중계는 4일 낮 12시10분부터 오후 1시15분까지 진행됐으며, 프리뷰 코너를 통해 출전마 분석과 현지 분위기, 전문가 예상 등을 담은 후 오후 1시 메인 레이스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다. 한국 시청자들은 현지의 뜨거운 함성과 플레밍턴 경마장의 축제 분위기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멜버른컵은 문화와 패션의 축제로도 유명하다. 관람객들은 개성 넘치는 드레스와 모자로 패션 경연을 펼친다. 엄영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멜버른컵은 전 세계 경마 팬들이 주목하는 가장 권위 있는 경주 중 하나”라며 “국내 팬들이 이번 생중계를 통해 세계적인 경마 문화와 감동을 함께 느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경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개해 한국 경마의 경쟁력과 대중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