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리뷰 in 대전] 봤지? ‘월클’ SON의 프리킥 클래스, ‘카타르 신데렐라’ 조규성의 복귀 축포를…‘홍명보호’, WC 포트2 가능성 UP! 볼리비아 2-0 제압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완벽한 오른발 프리킥 득점을 성공시키고 있다. 대전｜뉴시스

축구대표팀 이강인(오른쪽)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서 볼 트래핑을 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오른쪽)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상대 공격수를 따돌리고 과감한 돌파를 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2026북중미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한 축구국가대표팀이 볼리비아와 11월 첫 번째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2분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주장 손흥민(LAFC)의 오른발 프리킥 선제골에 이어 후반 종료직전 상대 수비의 치명적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한 조규성(미트윌란)의 추가골로 활짝 웃었다.

이로써 한국은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월드컵 조추첨에서 유리한 상황을 맞기 위한 ‘포트2’ 합류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대표팀은 18일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가나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대표팀은 포백 수비라인을 기반으로 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난해 7월 출항한 ‘홍명보호’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이 형태를 고수했다. 그러다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미국, 멕시코를 상대한 9월 미국 원정과 브라질, 파라과이와 맞선 10월 2차례 평가전까지 스리백을 주로 활용했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플랜B’이다.

그러나 볼리비아전에서 홍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월드컵 본선 시뮬레이션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꼭 이겨야 하는, 또 해볼 만한 상대와 마주했을 땐 익숙한 포메이션이 대표팀에겐 안정감을 준다.

다만 일부 변화는 불가피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시티)가 부상으로 빠진 중원은 원두재(코르파칸)와 김진규(전북 현대)에게 맡겼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파트너로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이 나섰다. 또 좌우 풀백으로 유럽파가 아닌 이명재와 김문환(이상 대전하나시티즌)을 투입했다.

공격진은 그대로였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섰고 이재성(마인츠)을 중심으로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을 이뤘다. 모두 월드컵 경험자들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방 자원들이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분위기도 나쁘진 않았다. 전반 11분 손흥민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하며 흐름을 잡았다. 전반 25분과 26분에는 이강인이 연속 왼발 슛으로 상대에 큰 위협을 안겼다.

그러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볼 점유율이 65대35(%)에 가까울 정도로 주도권을 잡았지만 골망은 흔들지 못했다. 득점없이 맞이한 후반전에서 한국의 에너지 레벨이 높아졌다. 후반 초반 이강인과 황희찬이 연이은 슛으로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결정적 찬스는 후반 12분 찾아왔다. 황희찬이 과감한 돌파를 하다 문전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를 손흥민이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볼리비아 수비벽 머리를 스친 볼은 골대 왼쪽 상단에 정확히 꽂혔다.

한국은 리드를 잡자마자 변화를 줬다. 후반 15분 이재성을 빼고 배준호(스토크시티)를 투입하면서 공격 2선의 힘을 유지하려 했다. 멈추지 않고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후반 31분엔 특별한 순간이 찾아왔다.

무릎 부상 합병증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뒤 올 시즌 복귀한 ‘카타르월드컵 신데렐라’ 조규성이 드디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의 A매치 출전으로 손흥민의 역할을 대신했다. 여기에 황희찬 대신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나섰고, 이명재를 대신해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왼쪽 풀백을 맡았다.

또 후반 39분엔 김진규와 이강인을 대신해 옌스 카스트로프(묀헨 글라트바흐), 양민혁(포츠머스)이 투입돼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전략이 통했다. 한국은 후반 43분 조규성이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공간을 만든 뒤 왼발 밀어넣기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