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A 시장에선 예상과 다른 이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 박찬호, KT 김현수, 한화 강백호(왼쪽부터)의 이적은 이번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적 사례들이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KT 위즈·한화 이글스

이번 FA 시장에선 예상과 다른 이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 박찬호, KT 김현수, 한화 강백호(왼쪽부터)의 이적은 이번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적 사례들이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KT 위즈·한화 이글스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선 예상과 다른 이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장에선 대어로 평가된 박찬호(30·두산 베어스), 박해민(35·LG 트윈스), 김현수(37·KT 위즈), 강백호(26·한화 이글스) 등의 행선지가 큰 관심사였다. 흥미로운 건 박해민을 제외한 대다수의 대어 급 FA가 둥지를 새로 튼 점이다. 여기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된 강백호의 계약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원 소속팀에 남을 것만 같던 선수들이 잇달아 이적하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맨 처음 눈길을 끈 건 박찬호(4년 80억 원), 강백호(4년 100억 원)의 계약이다. 총액 80억 원 이상의 FA가 2명 이상 팀을 옮긴 건 3년 만이다. 당시 유강남(LG→롯데 자이언츠·4년 80억 원), 채은성(LG→한화·6년 90억 원), 양의지(NC 다이노스→두산·4+2년 152억 원) 등 3명이 이적했다. 다만 박찬호, 강백호는 각 팀의 핵심 전력으로 오랜 시간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에 이적을 아쉬워한 팬들도 많았다.

김현수의 이적도 흥미를 끌었다. 김현수는 지난 한국시리즈(KS) 5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의 맹타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KS MVP가 KBO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한 건 44년의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종범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던 1997년 KS MVP에 오른 뒤 이듬해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뛴 적은 있다. 해외 진출도 당시 이종범의 사례가 유일했다.

당초 김현수를 향해선 원 소속팀 LG 잔류를 예상한 이도 많았다. 2018년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 체질을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이 점을 높이 산 염경엽 LG 감독도 KS 우승 직후 “(김)현수를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3번째 KS 우승 반지를 차지한 김현수도 “반지 5개 이상을 갖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 달성에는 우승권에 가까운 LG에 남는 게 유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KT의 적극적인 러브콜과 또 다른 FA 박해민을 비롯해 신경 쓸 게 많던 LG의 사정이 복잡하게 얽혔다.

대어를 낚은 팀들의 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통합우승팀 LG는 주장 박해민을 잔류시키며 왕조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6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KT는 김현수 영입을 비롯한 전력 보강으로 다시 대권에 도전할 방침이다. 두산은 김원형 신임 감독과 명가 재건을 위해 박찬호를 영입했다. KS 준우승에 그친 한화는 일명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강백호 영입해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의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