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의원. 사진제공ㅣ김은혜 의원실 

김은혜 의원. 사진제공ㅣ김은혜 의원실 




김은혜 의원, 국토부 입장 번복 자료 공개… “안전 규정 미부합 인정”
2020년 개량공사 시 ‘부서지기 쉬운 구조’ 개선 기회 있었음에도 방치
179명의 희생자를 낸 ‘12.29 무안공항 참사’ 발생 1년여 만에 국토교통부가 핵심 쟁점이었던 로컬라이저(방위각 제공시설)의 규정 위반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그동안 “시설 기준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의 입장이 180도 뒤집히면서, 이번 참사가 예고된 ‘인재(人災)’였음을 뒷받침하는 파장이 일고 있다.

8일 국회 12.29 국조특위 간사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분당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안전운영기준에 미부합했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히 국토부는 “2020년 시설 개량사업 당시 활주로 착륙대 종단 240m 이내 시설물은 규정에 따라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했어야 했다”며 구체적인 과실을 적시했다.

■ ‘적합’이라던 정부의 거짓말… 1년 만에 무너진 논리
이는 불과 보름 전인 지난달 23일,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국토부가 냈던 의견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다. 당시 국토부는 “설치 기준에 적합한 시설로 위반이라 볼 수 없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김 의원이 확인한 결과, 국토부는 기존 판단을 번복하며 로컬라이저 시설이 안전구역 내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항공기가 오버런(활주로 이탈) 할 경우 기체 파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애물은 충격 시 쉽게 부러지는 재질이어야 하지만,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죽음의 벽’ 역할을 한 셈이다.

■ 알고도 방치한 2020년의 기회
더욱 뼈아픈 대목은 2020년 로컬라이저 개량·교체 공사 당시 이미 안전 규정 미비점을 개선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설계 용역 입찰 공고에는 ‘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 확보 방안 검토’가 명시되어 있었다. 정부가 이미 안전 규정 위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러나 실제 공사 과정에서 이 핵심적인 안전 조치는 반영되지 않았고,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이를 묵인하고 준공 승인을 내줬다.

김은혜 의원은 “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국가적 비극 앞에서 정부가 결함시설을 방치하고 묵인한 데에 대한 엄중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를 촉구했다.

성남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