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좋은 호텔에서 생활하니 편하고 좋다”

입력 2015-09-10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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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프랑스)|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좋은 호텔에서 생활하니 잠이 잘 온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의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20).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골프장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는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김효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베테랑 카리 웹(호주)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19세 소녀의 깜짝 우승에 모두가 놀랐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효주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작년과 올해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질문에 김효주는 “특별하게 달라진 건 없다. 메이저대회라고 해서 다른 마음으로 경기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올해는 대회 주최 측에서 좋은 호텔을 제공해주셔서 편히 잘 쉬고 잘 자고 있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웃게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 조직위는 김효주에게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제공했다.

이어 “작년에 많은 상금을 받았는데 어디에 썼느냐”고 묻자 “큰 돈을 번 건 사실이지만 그 돈은 내가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에 큰 돈을 쓸 곳도 없다. 자동차 운전면허증도 없어서 차를 살 수도 없다. 상금은 모두 부모님이 갖고 계신다”며 웃었다.

그러나 올해는 살짝 다른 마음을 보였다. 골프장 내에는 후원사인 롤렉스의 전시 부스가 설치돼 있다. 특별히 선수들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도 판매한다. 김효주는 작년 우승으로 롤렉스 손목시계를 선물 받았다. 하지만 그 시계는 엄마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올해는 김효주가 시계에 관심을 보였다. 김효주는 “지나가다가 시계를 봤는데 예쁜 게 너무 많다. 올해 우승해서 시계를 받게 되면 이번에는 내가 가질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우승하고 싶은 속내를 엿보였다.

타이틀 방어에 대한 마음의 짐은 내려놨다. 김효주는 작년 1라운드 때 10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지 언론과 관계자들은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에 대해 김효주는 “작년 1라운드 때 10언더파를 기록했었다. 생각해보니 그때는 안 되는 것이 없었다. 미스샷을 해도 공이 알아서 홀 쪽으로 굴러갔고 잘못 친 퍼트도 공이 알아서 홀 안으로 빨려들어 갈 정도로 신기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연습라운드와 프로암을 했는데 코스가 어렵게 느껴졌다. 작년에 어떻게 그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는 올해다. 작년 성적에만 연연하면 좋은 경기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작년은 잊고 올해 다시 시작한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겠다”고 부담을 덜어냈다.

1994년부터 시작된 에비앙 챔피언십(전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로라 데이비스(1995~1996년)가 유일하다. 그러나 에비앙 챔피언십이 미 LPGA 투어로 공동 개최된 이후에는 아직 없다. 김효주가 강자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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