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기 시절 일제는 창씨개명도 모자라 곱고 예쁜 마을들의 이름도 일본식 한자로 바꿔버렸다. 숲이 아름다워 숲실이라 불렸던 마을은 지금의 임곡리가 되었다. 사진출처|랭킹스쿨 유튜브 화면 캡처
유관순 열사가 주도해 만세운동이 일어난 아우내 장터를 기억하시는지. 순대로 유명한 병천의 원래 이름은 ‘아우내’였다. 두개의 지천이 만나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임곡리는 본래 ‘숲실’이라는 예쁜 순우리말 지명을 갖고 있었다. 초록빛 숲이 아름다워 ‘숲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었다.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배경이 되었던 양촌리. 그런데 이 양촌리는 일본식 지명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라고 한다. 양촌리의 원래 이름은 ‘햇살말(햇살마을)’ 또는 ‘양짓말’이었다.
신촌도 일본식 지명이다. 원래 이름은 새로운 주거지라는 뜻의 ‘새말’이었다고 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탄현은 한자 ‘숯 탄(炭)’과 ‘고개 현(峴)’을 합쳐 만든 말이다. 역시 일본이 바꿔버린 지명이다. 대충 감을 잡았겠지만 이곳은 숯을 만들던 고개가 있던 곳이라 하여 ‘숯고개’라 불렸다.
마지막으로 일산. 일산의 본명은 ‘한뫼’였다. 원래 이 ‘한’은 ‘한가위’, ‘한강’처럼 ‘크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는데 일본이 ‘한 일(一)’자를 써서 일산(一山)이라 고쳐 버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