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올레길] 일상 속 손 떨림과 손발 저림, 지나치지 말고 신경과 내원해 근본 원인 파악해야

입력 2020-11-15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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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이앤오신경과 오형근 원장(신경과 전문의)

손 떨림과 손발 저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손 떨림과 손발 저림 증상 모두 신경계 질환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며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자칫 위험한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손이 덜덜 떨리는 증상을 ‘수전증’이라고 부른다. 수전증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을 비롯해 마그네슘 등의 특정 영양소의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기에 꽤나 많은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전증의 원인으로는 뇌 손상, 유전, 약물복용, 파킨슨병, 갑상선 질환 등 다양하다.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편견으로 음주나 흡연 습관을 수전증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특정 원인과 관계없이 환자의 컨디션, 몸 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수전증을 생리적 떨림이라고 한다.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손 떨림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흥분, 불안, 피곤한 상태이거나 카페인·니코틴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가 해당된다. 이는 과도하게 흥분되는 교감신경에 기인하며 알코올 및 니코틴 금단 현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운동 시 손이 떨리는 대부분은 본태성 떨림인 경우가 많다. 본태성 떨림은 주로 컵을 들거나,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등 손을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 생기는 떨림이다. 본태성 떨림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유전적 영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 증상이 경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치 않은 양성 질환이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떨림의 정도를 줄이는 대증적 치료를 하게 된다.

다만 손을 편안히 무릎에 올려놓거나 손을 쓰지 않고 걷고 있는 중에도 나타나는 안정 시 떨림은 신경계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므로 즉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손 떨림과 함께 어지러움, 발음장애, 보행이상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소뇌 등의 뇌병변에 의한 증상일 수 있으니 이 역시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손이나 발이 저리는 증상은 누구나 쉽게 경험한다. 잘못된 자세 탓에 팔이나 다리 혹은 손발이 일시적으로 저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손발 저림의 90% 이상은 신경계 문제로 인해 생긴다. 손발 저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손이나 발이 저릴 때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이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뼈와 인대 사이의 신경이 지나는 좁은 통로가 눌리며 신경을 자극해 생기는 질환이다. 손을 많이 쓰거나 당뇨병 등으로 인대가 두꺼워진 사람에게 잘 생긴다. 손을 털면 손목터널이 일시적으로 넓어지면서 증상이 잠시 완화된다. 엄지·검지·중지는 전체가, 약지는 세로로 절반만 저리고 손바닥도 저리다.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손목을 쉬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신경에도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중추신경계에서 나와 몸통, 팔, 다리, 얼굴 등에 분포하고 있는 잔가지처럼 이어져 있는 말초신경의 경우에는 외부로부터 압박을 받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말초신경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손발 저림 증상부터 통증, 감각 둔화, 화끈거림, 근력 손실 등이 야기될 수 있으며 이를 ‘말초신경병’이라 한다. 말초신경의 문제 외에도 뇌와 직결되는 질환일 확률도 있다. 바로 뇌졸중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물론 손발 저림이 양쪽으로 발생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면 뇌졸중인 가능성은 적으나 지속적으로 손발이 저리면서 힘이 살짝 빠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정신이 아찔한 경험을 했다면 뇌졸중과 뇌졸중 전 단계인 일과성 허혈발작을 의심해야 한다.

이 같은 손 떨림이나 손발 저림은 신경계 질환인 만큼 신경과를 찾아 자신이 앓고 있는 증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며 자신에게 최적화된 치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천안 이앤오신경과 오형근 원장(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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