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경찰 압수수색에 표절시비까지 “끝없는 추락”

입력 2021-05-02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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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왼쪽)와 hy ‘엠프로3’. ‘불가리스 셀프 연구’로 비난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은 뚜껑을 열면 알약과 음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엠프로3의 병뚜껑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다. 사진제공 l 남양유업·hy

2월 선보인 ‘이너케어’, hy의 ‘엠프로3’ 유사
용기 제조·개발업체, 남양에 특허 침해소송
‘불가리스 사태’로 본사와 연구소 압수수색도
남양유업의 추락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로 불매운동 확대,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통보에 이어 최근에는 경찰 압수수색까지 받는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쟁사 제품 뚜껑에 대한 표절 시비와 함께 특허 침해 소송까지 당하며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남양유업 이너케어, hy 엠프로3 기능성 병뚜껑 베꼈나

표절 시비를 일으킨 것은 남양유업이 2월 내놓은 건강기능식품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다. 알약이 뚜껑 부분에 분리 보관돼 있고, 뚜껑을 열면 알약과 음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문제는 2019년 hy(구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엠프로3’와 닮았다는 것이다. hy 엠프로3와 섭취 방식, 용기 크기, 형태 등이 유사하다. 심지어 두 제품 뚜껑을 서로 바꿔 끼워도 들어맞을 정도다.
알약과 음료를 뚜껑을 통해 분리 보관하는 ‘이중캡’ 기술에 특허 출원이 돼 있어 표절 시비는 특허 침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3월 엠프로3 용기를 제조·개발한 중소기업으로 특허 출원을 한 네추럴웨이가 hy와 함께 남양유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hy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와 자사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간 분쟁 사안”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또 “이너케어 출시 전 납품업체가 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받았고, 유사 선행사례도 확인했다”며 “특허와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법적 판결을 받아야 하는 부분인 만큼 법적 판결 후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 6곳 압수수색 “심포지엄 경위와 허위광고의도 조사”

‘불가리스 셀프 연구’ 후폭풍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통보에 이어 4월 30일 경찰이 남양유업 본사 및 연구소를 압수수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월 15일 남양유업을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식품 등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세종경찰서에 고발했고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가 위치한 서울경찰청에 사건을 배당했다. 수사가 본격 진행되면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4월 3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남양유업이 심포지엄 발표를 하게 된 경위와 허위 광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남양유업 측은 “4월 30일 경찰 압수수색이 있었고, 29일에는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통보에 대해 세종시에 자사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최종 처분을 확정하게 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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