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러한 갑상선에 악성종양 발생 빈도가 높다는 점이다. 갑상선암은 유방암과 함께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종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갑상선암 발생자에서 여성이 남성 보다 약 3배 정도로 많았다.
임신 및 출산 등의 과정에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는 점, 임신 중 나타나는 자가 항체들에 의해 갑상선 염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갑상선암의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다량의 방사선 노출,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도 암 발병을 부추긴다고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이 무서운 것은 발병 초기에 별 증세가 없기 때문이다. 갑상선 주위의 경미한 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 쉰 목소리 등의 가벼운 증상만 있다. 따라서 단순한 목감기로 여겨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갑상선암 기원 세포 또는 분화 정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분화 갑상선암, 저분화 갑상선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내 환자의 경우 대부분 예후가 좋은 유두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조기 발견 및 치료 타이밍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 권장 시기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다만 갑상선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가운데 이 덩어리의 모양 및 크기 등을 파악해야 할 때, 갑상선 건강 문제가 의심되는 상태에서 악성 가능성 높은 덩어리가 발견될 때, 갑상선 수술 후 경과를 보려고 할 때, 갑상선암 수술 후 재발됐을 때 등의 상황이라면 검사 주기를 보다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를 이용해 갑상선 형태 및 내부 구조,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초음파 촬영 시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미세 결절의 존재는 물론 그 위치 및 성질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결절이 낭종(물혹)인지 여부 또한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갑상선의 바깥 주변 조직도 볼 수 있어 갑상선암이 주변 조직으로 펴져나간 경우 이 상태를 체크하는데 용이하다. 수술 후 국소적인 재발도 파악이 가능하다.
만약 호르몬 및 자가항체 이상 여부를 더욱 상세히 알고 싶다면 갑상선 혈액 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혈액에 의한 갑상선 호르몬 검사는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T3와 T4 그리고 상선자극호르몬(TSH) 등을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혈중 갑상선에 대한 자가항체를 검사해 질환 원인 감별 및 경과 관찰, 예후 판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초음파 촬영은 미세 병변도 관찰이 가능한 만큼 매우 민감한 것이 특징인데 이로 인해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의 혹까지 전부 발견하게 되어 혼동을 야기할 수도 있다. 때문에 갑상선 초음파 검사 전 담당 의사의 임상경험이 풍부한지, 차별화된 숙련도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필수다.
더나은내과 이지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