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과 싱가포르 IR…해외 투자자와 직접 소통

하나금융이 금융감독원과 함께 ‘싱가포르 IR(투자설명회)’에 참여해 해외 투자자와 직접 소통에 나섰다. ‘공동 Q&A 세션’ 패널로 참석해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제공 l 하나금융

하나금융, 대한민국 넘어 아시아 최고금융그룹으로 나간다

함영주 회장·이복현 금감원장 참석
공동 Q&A·주요투자자 개별 미팅
‘투자 전문가’ 로저스 회장과 조찬
디지털 혁신의 협업 등 의견 나눠

하나금융이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IR(투자설명회)’에 참여해 해외 투자자와 직접 소통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 및 양국의 금융 산업 발전 협력을 위해 마련했다. ‘공동 Q&A 세션’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패널로 참석해 투자자로부터 사전에 받은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답변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의 어려움에 대한 투자자의 질문에 함 회장은 “현지 금융기관에 소수 지분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유연하게 활용하고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곧 시행을 앞두고 있는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과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았다. 함 회장은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본격적인 금융상품 중개시장 진출로 인해 금융 산업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하나금융은 대표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를 종합 자산관리 앱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빅테크 플랫폼과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투자자와의 개별 미팅에서는 하나금융의 실적 전망, 자산건전성 현황,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하나금융은 글로벌 경영 및 디지털 전략,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한 ESG 경영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투자자와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의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투자 유치 및 국내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의 금융 산업과 제도 및 정책 환경에 대한 해외 투자의 이해 증진 및 상호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해외투자자들이 한국의 금융 산업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짐 로저스와 ‘디지털 혁신’ 소통

10일에는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조찬 미팅을 열고, 글로벌 경기 전망과 한국 경제 및 금융 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함 회장은 그룹의 3대 경영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빅테크와의 경쟁을 넘어선 협업 패러다임 구축, 이종산업과의 파트너십 및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혁신 금융모델 창출 등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략에 대해 짐 로저스 회장과 의견을 교류했다.

또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 회장이 제주도의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 비전 등 한국의 신성장동력 산업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주목하면서 향후 산업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다.

함 회장은 “글로벌 현장 중심의 경영 확대를 위해 2021년 7월 아시아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IB(투자은행)·자산운용 등 핵심 사업 영역을 지속 넓히고 있다”며 “하나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