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이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 IDEX 2025를 찾아 한화 통합전시관을 둘러보며 오계환 중동법인장(왼쪽 두번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이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 IDEX 2025를 찾아 한화 통합전시관을 둘러보며 오계환 중동법인장(왼쪽 두번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중동·북아프리카(MENA) 시장을 겨냥한 첨단 방산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IDEX(International Defence Exhibition & Conference) 2025’에 참가해 ‘한국형 다층 방공 솔루션’의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L-SAM, 중동 시장 첫 공개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는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한국형 패트리어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M-SAM) 등 다양한 방공 방어체계를 선보였다. 특히, ▲다기능레이다(MFR) ▲유도탄 ▲발사대 등 최첨단 대공 방어 역량을 공개하며 중동 방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L-SAM은 현존하는 한국군의 대공무기체계 중 가장 긴 사거리를 자랑하며, 적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어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이 유도탄은 ▲다중 펄스 추진기관(Dual-Pulse Propulsion System) ▲위치자세제어장치(DACS·Divert & Attitude Control System)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공기 밀도가 낮은 성층권에서도 정밀한 요격이 가능하다.

이번 IDEX 2025에서 L-SAM이 중동 지역에 처음으로 공개됨에 따라 UAE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 지역은 탄도미사일 위협이 높은 지역으로, 고고도 방공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기능레이다 기술로 중동 수출 확대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에서 ▲M-SAM-II(천궁-II) 다기능레이다 ▲L-SAM 다기능레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다기능레이다 ▲안티드론 시스템 ▲통합지휘통제체계(C2) 등 최첨단 대공 방어 기술을 공개했다. 특히,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다기능레이다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미 수출된 바 있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추가적인 수출 계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는 다층 방공망 구축을 위한 첨단 레이다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신규 수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K9 자주포, 중동 사막 누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국산 엔진을 탑재한 K9 자주포를 실물 전시했다. 1000마력 디젤 엔진이 장착된 K9 자주포는 최근 이집트의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현지에서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2022년 이집트 정부와 약 2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K10 탄약운반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과 함께 패키지 수출이 확정됐다. 이번 IDEX 2025를 계기로 중동 지역 내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 글로벌 방산 협력 박차
한편,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에 직접 참석해 글로벌 방산업체 및 UAE 정부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김 부회장은 “기존의 방산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조선·해양, 우주, 에너지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중동 지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방산뿐만 아니라 ▲우주 발사체 및 위성 ▲친환경 선박 ▲에너지 분야에서도 중동과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한화는 중동 지역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방산을 넘어 우주·해양·에너지 산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