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이 적용된 컨테이너선 조감도.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이 적용된 컨테이너선 조감도.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운항 선박 내에서 긴급 유지·보수·정비(MRO)를 수행할 수 있는 3D프린팅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목포 HD현대삼호조선소에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기술의 최종 평가 및 현장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운항 중인 선박에서 부품을 직접 제작하는 시스템으로, 예상치 못한 고장이나 부품 소모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 선박의 유지보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 위에서 즉시 제작, MRO 혁신 기대
현재 장거리 운항 선박들은 다양한 예비 부품을 선적한 후 출항하지만, 3D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 필요한 부품을 선상에서 직접 제작하여 즉시 교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품 주문부터 제작,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실증에서는 선상에서 3D프린팅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것은 물론, 선박의 지속적인 움직임과 진동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운동 및 진동 저감 기술’도 함께 검증했다. 선박은 항해 중 지속적으로 흔들리기 때문에, 3D프린터의 정밀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계기로 3D프린팅 기술의 상업화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부품 라이브러리 구축 △항구 및 선박 간 네트워크 구성 △선상 및 항구에서의 원격 주문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3D프린팅 기반의 선박 유지보수 체계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과 협력하여 조선용 탄소강 분말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부품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소재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3D프린팅이 가능한 부품의 범위를 확장하고,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조선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선박에 설치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실제 선박에 설치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세계 최초 국제 인증 획득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5월, 미국선급(ABS)으로부터 ‘운항 선박 내 신속 MRO 대응을 위한 3D프린팅 시스템’에 대한 NTQ(New Technology Qualification, 신기술 사용 적합성 인증) 2단계를 세계 최초로 획득하며, 해당 기술의 혁신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조선산업 내 3D프린팅 기술의 실용성과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선박 유지보수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장거리 운항 선박의 유지보수 부담을 줄이고, 부품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접목한 조선업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차세대 조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