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건설분야 감사자문단 발족식 단체사진(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안광복 상임감사위원)

강원랜드건설분야 감사자문단 발족식 단체사진(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안광복 상임감사위원)



강원랜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건설사업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공기업이 외부 전문기관과 손잡고 감사자문단을 꾸리는 것은 드문 사례로, 향후 공공기관 감사제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랜드 감사위원회(상임감사위원 안광복)는 12일 ‘건설 분야 감사자문단’을 공식 발족했다. 이번 출범은 지난 7월 LH와 체결한 감사업무 협약의 후속 조치다. 이날 발족식에는 양 기관 상임감사위원과 감사업무 담당자, LH 소속 건설 전문기술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자문단은 토목, 건축, 기계, 전기, 소방 등 건설의 핵심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핵심 공정의 적정성·합리성 △안전·품질 관리 △비효율·리스크 사전 발견 △최신 공법 적용 여부 등을 집중 검토하게 된다. 특히 공공기관 건설사업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예산 낭비, 안전 관리 부실, 설계·시공 간 불일치 문제 등을 사전에 걸러내는 데 방점이 찍혔다.

강원랜드는 이번 자문단 운영을 통해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선제적으로 예방한다는 목표다. 더 나아가 사업부서와 감사부서 간의 소통을 넓히고,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으로 감사의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투자 효율성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단순한 사후 감사에 머물지 않고, 사전 단계부터 위험을 관리하는 ‘예방적 감사’의 실질적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광복 상임감사위원은 “건설 분야 감사자문단은 외부 전문가 협력을 통한 예방적 감사 실현의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강원랜드가 최초로 시도하는 이번 모델이 공공기관 감사제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자문단 발족은 국내 공기업 감사제도에도 의미가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업에서 안전사고, 비용 초과, 공사 지연 등 여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공공기관 감사의 전문성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강원랜드의 시도는 ‘예방 중심 감사’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일부 공기업은 외부 전문가 자문을 형식적으로만 운영해 실효성 부족이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강원랜드의 감사자문단은 토목·건축·기계 등 세부 전문 분야별 기술사를 직접 위촉해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감사업무가 행정적 절차를 넘어 기술적 전문성과 맞닿아야 한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향후 자문단은 강원랜드의 주요 건설사업에 참여해 단계별 점검과 사전 진단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개선 권고까지 제시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다른 공공기관의 건설 감사에도 벤치마킹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의 건설사업 전반에서 ‘전문가 기반 예방 감사’가 자리 잡을 경우,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강원랜드와 LH의 협력은 기관 간 업무 협약을 벗어나 공기업 감사제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에너지·교통·환경 등 다른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