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K-방산 화물 폴란드 운송…특수화물 글로벌 경쟁력 입증

폴란드로 수출되는 K2 전차가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K-방산 수출의 핵심 물량인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폴란드향 운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는 단순 운송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특수 화물을 해상부터 내륙까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E2E’(종단 간) 통합 물류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폴란드 그단스크항에 현대로템의 K2 전차 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21문을 자사 자동차운반선으로 안전하게 운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공을 발판 삼아 현대글로비스는 방산 물류를 넘어 고속열차, 플랜트 설비 등 대형·중량 특수화물(브레이크벌크) 운송 사업을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방산 화물은 운송 과정에서 철저한 안전과 정시성이 요구되는 고난도 물류 분야다. 외부 충격으로 부품이 손상되거나 납기가 지연될 경우, 국가 간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랜 자동차운반선 운용 노하우와 자회사인 아담폴(Adampol)을 연계한 안정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상부터 현지 내륙 운송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E2E’ 일괄 운송 체계를 완성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K2 전차 124대, K9 자주포 60문을 폴란드 및 유럽 각지로 운송하며 역량을 증명했다.

특히 크레인 없이 전차나 자주포가 자가 동력으로 직접 선적·하역하는 ‘RORO(Roll On-Roll Off)’ 방식의 자동차운반선을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RORO 선박은 다층의 밀폐형 구조로, 기존 벌크선보다 화물 손상과 보안 위험을 획기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어 브레이크벌크 화물 운송에 최적화된 선박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글로비스는 K-방산 수출 물류뿐 아니라 UAE, 폴란드, 미국 등 주요 방산 전시회 운송까지 전담하며 K-방산의 해외 영업을 지원하는 핵심 물류 파트너 역할도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K-방산 운송 성공을 발판 삼아, 컨테이너에 실을 수 없는 대형·중량 화물인 ‘브레이크벌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향후 고속열차,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ESS 배터리 등의 대형화물 해상운송 프로젝트도 잇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자동차운반선을 128척으로 늘릴 계획이며, 추가되는 초대형 선박은 화물 적재 공간이 넓어 브레이크벌크 화물 운송에 더욱 적합하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그간 쌓아온 글로벌 운송 역량을 기반으로 특수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동시에 국가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