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MBK 약탈경영 탓…홈플러스 더 미룰 수 없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업회생 258일, 홈플러스 사태해결 정부개입 촉구 258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기 “MBK 약탈경영이 부른 사태…책임은 뒤로 미뤄 안타깝다”
허영 “해외 별장·고려아연 투자 확대, 탐욕의 행보”…국세청·금융당국 조사 요구

정치권이 홈플러스 사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로 규정했다. 매각 본입찰이 무산되며 청산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MBK)의 경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MBK와 홈플러스에만 맡겨서는 더 이상 해결이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며 현 상황을 직설적으로 규정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모든 것이 MBK의 약탈적 경영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주주의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홈플러스의 위기를 “30만명의 생계가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공실 증가, 협력·납품업체의 연쇄 부도 위험,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과 해고 불안 등 현장의 압박감이 모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년 동안 부동산 매각과 고배당으로 이익만 챙기고 위기가 오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기 원내대표는 MBK에 대한 책임 추궁과 별개로 홈플러스의 생존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MBK의 책임은 엄중하게 묻되 홈플러스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며 “유암코 등 공적 구조조정 회사가 불투명한 채무구조를 조정해 전문 유통기업이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당정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MBK 김병주 회장의 해외 자산과 최근 투자 행보를 집중 비판했다. 허영 수석부대표는 “김 회장이 2020년 미국에서 약 2500만 달러 규모의 최고급 별장을 매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시기는 홈플러스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던 시기”라고 짚었다.

또한 허영 수석부대표는 “홈플러스 매각이 미뤄질 가능성이 다시 커진 상황에서 김 회장의 해외 부동산 매입과 고려아연 투자 확대는 도덕적 책임을 저버린 탐욕의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표현하며 국세청과 금융당국에 즉각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 무산으로 청산 우려가 실제 절차 논의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AI 기반 유통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불참했고, 농협 인수설 역시 현실화되지 않았다. 서울회생법원은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과 홈플러스 의견을 수렴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12월 29일까지 향후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