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으로 신영토 확장” 이재현 CJ 회장, 중동 현장 경영

CJ인재원에서 살렘 빈 칼리드 알 카시미 UAE 문화부 장관(위), UAE에서 압둘라 알 하마드 UAE 국립 미디어 오피스 의장과 만난 이재현 CJ 회장(왼쪽). 사진제공｜CJ

이재현 CJ 회장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정부 유력 인사와 사업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중동 시장 확장 가능성을 점검했다. 4월 일본, 8월 미국, 9월 유럽에 이은 글로벌 행보로, 세계 시장에서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먼저 UAE 행정청장이자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CEO인 칼둔 알 무라바크를 만나 문화 및 경제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칼둔 행정청장은 최근 한국-UAE 정상 회담 시 양국 협력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이 회장과는 9월 영국 현장경영에서 만난 바 있다.

이어 모하메드 알 무라바크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의장, 압둘라 알 하마드 UAE 국립 미디어 오피스 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미디어,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분야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현지 협력 가능성과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기관 및 현지 미디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KCON 등 라이브 이벤트를 추진하고, 콘텐츠 제작 및 투자 지원, 글로벌 제작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동행한 그레고리옙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및 현지 임직원과 만나 식품 할랄 성장 전략 등을 집중 논의했다. 지역 거점인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할랄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국가 및 라인업 확대 통해 중동 K-푸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잠재력 높은 중동 시장에서 K-웨이브를 절대 놓치지 말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한다”며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딩하는 글로벌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신영토 확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리딩
이 회장이 중동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의 공식 초청으로 방문한 이후 약 1년 만으로,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J는 지난달 한국-UAE 정상회담 시 식품과 뷰티 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식품 분야에서는 CJ제일제당이 UAE 기업 알 카야트 인베스트먼츠(AKI)와, 뷰티 영역에서는 CJ올리브영이 UAE 기반의 중동 대표 헬스케어 유통사인 라이프헬스케어그룹(LHG)과 손잡았다.

이번 현장 경영을 계기로 중동 지역에서 식품,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주요 영역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김스낵’과 ‘볶음면’을 중동 지역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AKI와 협력해 현지 주요 유통 채널 입점 확대를 추진한다. CJ올리브영은 보유한 상품 소싱력과 LHG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K-뷰티 브랜드의 시장 진출 및 판매 확대를 지원한다. CJ ENM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법인 ‘CJ ENM 미들 이스트’를 기반으로 현지 방송사 및 콘텐츠사와 협력해 라이브 콘서트 및 현지 스타 IP 발굴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

한편 이 회장은 16일 살렘 빈 칼리드 알 카시미 UAE 문화부 장관 및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 UAE 대사를 비롯한 UAE 문화부 관련 인사들을 서울 중구 소재 CJ인재원에서 접견했다. 양측은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 및 투자, AI(인공지능) 기술 활용, K-뷰티 수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사 측은 “이 회장은 올해 아시아, 미주, 유럽을 거쳐 중동까지 직접 글로벌 주요 거점을 살피며 글로벌 미래 성장 동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내년에는 신시장 확장에 더욱 속도를 높여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딩하겠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