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기술 국가핵심기술 신청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고려아연이 희소금속 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대상은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로, 비스무트·인듐·안티모니·텔루륨 등 첨단·방위산업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생산기술이다.

이번 신청에는 과거 지정이 무산됐던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포함됐다. 당시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의 반대 의견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며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이뤄지지 못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방해한 당사자가 미국 제련소 사업을 두고 기술 유출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신청한 기술은 아연·연·동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폐기하지 않고 다시 순환·농축해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통합공정 기술이다. 한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다른 공정의 부산물과 함께 재처리하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농축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해외 경쟁사 대비 순도, 효율성, 생산능력, 수익성, 친환경성에서 모두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 인듐이 꼽힌다. 반도체·전자·항공우주 산업에 사용되는 인듐은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생산량은 92톤이며, 순도는 99.999%에 이른다. 미국이 수입하는 인듐 물량의 약 30%를 고려아연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희소금속 부문은 고려아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1조8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033억원으로 33% 늘었다. 희소금속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의 배경이다.

이번 신청에 포함된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공법으로, 기존 건식제련 대비 제조원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위산업 필수 소재라는 점에서 경제안보 차원의 중요성도 크다.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메탈 생산 기업으로, 2024년 기준 국내 수요의 약 53%에 해당하는 3604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가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시점에서 국내 유일의 핵심광물 허브로서 기술을 보호하는 과제는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