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은충무로‘큰어른’임권택…101번째꿈안고‘출항’

입력 2008-03-09 13: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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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지만 제 이름을 붙인다고 학교가 갑자기 좋아질 리 없을 텐데…. 그래도 여기 쌓여있는 것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보탬이 되는 일은 분명 있을 겁니다. 정신은 하나도 없는데 마음이 설레네요.” 일흔을 넘긴 백발 거장의 얼굴엔 슬며시 긴장이 묻어났다. ‘꿈의 숫자’인 100편의 영화를 제작한 충무로의 ‘큰 어른’이지만 후학 양성이라는 ‘101번째’ 목표를 실현한다는 기쁨에 하루 종일 ‘아이’같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은 한국영화의 산증인인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딴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이 첫 출항한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7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아트홀에서는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출범을 기념해 ‘글로벌시대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명예학장으로 임명된 임 감독은 “40여년 동안 감독을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음에도 오늘날까지 내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창의성”이라며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나는 도저히 찍어낼 수 없을 만큼 100편이라는 작품을 했습니다. 그런데 매 영화 머무르지 않고 전과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새롭게 거듭나도록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런 고민이 지금을 있게 한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 학교가 여러분을 가르치고 길러내는 과정이 바로 창의성을 키워가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혈의 누’ 김대승 감독은 임 감독의 조감독 출신. 배우 강수연은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 등 임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다. 스승과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한 두 사람은 임 감독의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을 축복함과 동시에 “질투 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축사를 낭독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데 임권택 감독이 한국영화사에 이어 한국영화 교육사에도 그 이름을 찬란히 남기게 됐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이 밖에도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 이현승 감독 겸 중앙대 교수, 이춘연 씨네2000 대표,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 관계자들과 이병석 부산시 문화관광국 영화영상진흥팀장 등 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편 국내 대학 최초로 개인의 이름을 붙인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은 2008학년도 첫 입시전형에서 영화과, 뮤지컬과, 연기과 3개 전공에 100명을 모집했다. 부산=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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