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아(김하늘 역·사진 오른쪽)씨 같은 배우가 회당 2000 씩이나 가져가면, 배우들 출연료만 1억인데, 제작은 뭔 돈으로 해야 할까요?”
“작가님(송윤아 역)도 회당 2000이라면서요. 제가 깎으면 작가님도 깎으시나요?”
인기 드라마 SBS ‘온에어’(극본 김은숙·연출 신우철)의 한 장면. 드라마 제작의 화려함 뒤에 숨은 모습을 다뤄 인기를 얻는 이 작품에서 극중 인기 최고의 배우 오승아(김하늘)와 A급 작가 서영은(송윤아)의 신경전이 화제다. 이른바 ‘2000만원 설전’.
‘2000만원 공방’은 12일 방영된 3회에 처음 등장했고 이후 매 회 등장해 시청자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드라마의 거품 논란의 상징적 숫자인 회당 출연료 2000만원. 그러면 ‘온에어’의 실제 주인공들은 얼마나 받을까. 김하늘 송윤아 이범수 박용하 등 ‘온에어’ 주연 4인방은 모두 회당 1500만원을 받는다.
김하늘 송윤아를 비롯해 ‘봉달희’ 신드롬의 이범수, 한류스타 박용하 모두 개런티는 ‘부르는 게 값’이다.
1500만원은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A급으로 분류된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가 2500만원에서 3000만원임을 고려하면 절반에 가까운 액수다.
사실 1500만원은 2007년 9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CODA)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출연료 상한제’에 딱 맞춘 금액이다.
‘드라마의 거품빼기’라는 ‘온에어’의 주요 소재도 다소의 영향을 미쳤겠지만, 드라마 출연진 모두 자발적으로 1500만원이라는 출연료에 흔쾌히 사인을 했다.
이 드라마의 관계자는 “제작 편수는 많고 지명도 높은 배우는 정해져 있으니 너도나도 데려가려고 몸값을 높여놓았고, 결국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면 출연료 더 부르는 곳으로 눈길 가는 게 잘못된 건 아니잖은가”라고 몸값 거품 현상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온에어’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제시한 출연료 상한제를 처음 적용한 드라마로 ‘돈만 밝힌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연기자들이 실천을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민녕기자 justin@ 이유나기자 ly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