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타고하늘로간‘터틀맨’

입력 2008-04-0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거북이리더임성훈씨심근경색사망…동료들“믿기지않는다”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늘 즐겁고 신명나는 음악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던 대중음악계의 재주꾼이 자신의 능력을 미처 다 꽃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인기 혼성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본명 임성훈·38)이 2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을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사망 시간은 2일 오전, 사인은 평소 그가 앓던 급성심근경색으로 추정했다. 소속사 부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터틀맨은 1일 아무런 일정이 없어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매니저는 2일 오후 5시에 잡혀 있는 활동 일정 때문에 터틀맨을 데리러 서울 금호동의 집을 찾았다. 출발할 때부터 일정 확인 때문에 전화를 해도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하던 매니저는 아파트 현관 출입문이 잠겨 있자 오후 3시30분께 열쇠 수리공을 통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가 들어갔을 때 터틀맨은 자신의 침대 위에 누운 채 숨져 있는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사망을 확인한 서울 성동경찰서 금호지구대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고 유서 등 자살로 볼 수 있는 정황도 없어 자연사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틀맨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가 가요계에서 손꼽히던 재주꾼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거북이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신명나는 리듬과 쉽고 친근감 넘치는 멜로디는 모두 터틀맨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음악 관계자들은 그가 래퍼로서 탁월한 능력을, 작곡가로서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멜로디를 뽑아내는 재주를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기성세대가 듣기에 부담스러운 힙합이란 장르를 만담식의 래핑을 통해 참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며 “폭넓은 세대가 좋아하는 음악적 포괄력을 지닌 뛰어난 음악인인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그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함께 음악을 했던 동료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수 이승환은 2일 오후 경기 일산 MBC드림센터에 ‘놀러와’ 녹화를 위해 왔다가 소식을 듣고 “너무 당황스럽다”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DJ DOC의 이하늘도 “함께 활동한 적은 없지만 황당하다. 어떻게 하루 아침에 그럴 수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KBS 1TV ‘가족오락관’의 조성호 PD는 “요즘 ‘열린 음악회’에도 자주 나왔고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애석하다. 10일 ‘가족오락관’에도 출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SBS ‘인기가요’를 거쳐 현재 SBS ‘도전1000곡 한소절 노래방’을 맡고 있는 민의식 PD는 “지난 월요일에 매니저가 방송국을 찾아와 거북이의 활동 재개를 알려왔다”면서 “의욕적인 활동 계획을 들었는데 안타깝다. 독특한 보이스를 가진 아까운 가수였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터틀맨의 유해는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의 현장감식 후 평소 심근경색 치료를 받던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빈소는 4층 VIP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4일 오전 발인한다. 화장 후 유해는 경기도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된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이경호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