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백악관에선 무슨일이…
1993년 김지연은 차세대 대표 아티스트의 자격으로 백악관에 초청되어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을 가졌다. 연주에 앞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초청인사들 앞에서 환영의 인사말을 했고, 드디어 김지연이 연주를 할 순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르니 김지연이 서야 할 자리에 클린턴 대통령이 방금 연설을 끝낸 단상이 놓여 있었다.
김지연은 청중을 향해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누구 단상을 치워줄 분 좀 안 계신가요?” 그러자 맨 앞에 앉아있던 클린턴 대통령이 벌떡 일어서는 것이 아닌가. 대통령이 일어서니 옆 자리의 부통령도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일어설 수밖에.두 사람은 성큼성큼 무대로 걸어 나와 단상을 마주 잡고 멀찌감치 옮겨 치웠다.
물론 김지연은 이날 최고의 연주로 두 신사의 노고에 보답했다.이 사건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을 통해 ‘작은 코리언 바이올리니스트가 대통령을 움직였다’라며 큰 화제가 됐다.그녀는 미국의 대통령을 움직인 여자다.
‘바이올린의 여신’ 그녀는…
▲1970년 서울 출생
▲8세 서울 코리아타임즈 경연대회 그랑프리 수상 ▲13세 도미, 세계적인 음악 명문 줄리어드스쿨 입학 ▲1984년 주빈 메타 지휘로 뉴욕필하모니와 협연▲1989년 국제오디션 영콘서트 아티스트 1위 입상
▲1990년 에이버리 피셔커리어 그랜트상 수상
▲2007년 미국 달라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 교수 임명
▲1993년 백악관 공연 당시 김지연을 위해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무대 단상을 옮겨 ‘대통령을 움직인 여인’으로 화제
▲삼성에서 제공받은 크레모나 1708년작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 ‘엑스 스트라우스(25억원)’ 사용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