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 그룹 써니힐(장현 주비 승아)는 여러 면에서 좀 독특하다. 대부분의 혼성 그룹이 남자 둘에 여자 한 명의 구성이다. 그런데 써니힐은 여성 2명에 남성 한 명이다. 또 래퍼 없이 모두가 보컬인 팀이다. 멤버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아픔을 겪은 것도 공통점이다.
청일점이자 리더인 장현(24)은 2005년 ‘제 2의 신화’를 뽑기 위해 실시한 ‘배틀 신화’의 최종 멤버로 발탁돼 계약까지 맺었다가 마지막에 탈락했다. 이로 인해 우울증에 걸려 약 4개월가량을 집에만 있다가 현 소속사의 러브콜을 받고 써니힐에 합류했다. 써니힐은 애초 여성 3인조 기획됐지만 장현의 맑고 고운 미성에 탐이 났던 소속사는 혼성그룹으로 급선회했다.
여성 멤버 주비(23)와 승아(22)는 나란히 같은 유령 회사에 훈련비 명목으로 돈만 뜯기는 사기를 당한 아픔을 겪은 뒤 현 소속사에 발탁됐다. 가볍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댄스 음악을 하는 가수들은 가창력이 없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써니힐은 케이블 드라마 ‘리틀맘 스캔들’에 삽입된 발라드 ‘아파한다’를 통해 가창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장현은 이 노래를 작곡했고, 두 여성 멤버가 노랫말을 썼다.
써니힐은 지난 해 가을 미디엄 템포 발라드 곡 ‘통화연결음’으로 데뷔해 모바일 시장에서 크게 히트를 쳤고, 문화관광부 주최, 싸이월드 주최의 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활동을 하지 않아 아직 얼굴은 낯설다.
그래서 4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치른 데뷔 무대는 감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써니힐은 방송이 끝난 후 서로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혼성그룹 써니힐은 ‘햇볕처럼 밝고 따뜻한 음악으로 사람들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써니힐은 ‘해가 뜨는 언덕’이 아닌, ‘해가 지지 않는 언덕’이 되겠다는 각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