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idol) 스타요? 저희는 빅뱅 스타일로 나아갈 뿐이에요(탑).”
‘거짓말’ ‘마지막 인사’로 2006년과 2007년을 뜨겁게 달군 남성그룹 빅뱅이 세 번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빅뱅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이제 불과 20세.
하지만 이들은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도맡아 하는 재주꾼이고 무대 위에서 제대로 ‘놀 줄 아는’ 내공을 자랑한다. 데뷔한 지 2년 밖에 안 된 신예지만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하는 ‘마력’도 있다.
3집 ‘스탠드 업’도 지드래곤을 필두로 탑 등 멤버들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록,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의 접목을 시도했고 외부 뮤지션들과 손을 잡아 음악의 폭을 넓혔다. 끊임없는 시도를 하는 덕분에 아이들 그룹이라면 으레 따라붙었던 ‘가창력 논란’이나 ‘음악성 결여’ 등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빅뱅은 “우리만의 스타일을 고집했을 뿐”이라고 했다.
7일 경기도 청평의 한 펜션에서 기자들과 만난 빅뱅 탑은 “멤버들이 특별하게 얘기를 한 건 아니지만 각자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우리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팀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빅뱅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빅뱅은 이러한 강단 덕분에 3집도 빅뱅 스타일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3집에서 달라진 게 있다면 타이틀곡 ‘하루하루’를 제외하고 보사노바풍의 ‘착한 사람’, 록 스타일의 ‘오 마이 프렌드’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는 시도를 거쳤다는 점. 또 일본 유명 뮤지션 다이시댄스, 한국 록그룹 노브레인 등 외부 뮤지션과 ‘조인트’해 음악의 깊이를 더했다.
“예전에 비해 깊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원래 YG는 외부와 잘 교류를 안 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음악의 폭과 깊이가 달라졌으니까요. 다이시댄스와는 어떻게 보면 일부러 작업을 하려고 했어요. 표절 논란이 있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 마무리를 지어야지 없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사장님(양현석)을 졸랐어요.(지드래곤)”
빅뱅은 8개월가량 개인 활동을 하다 다시 모인 것 역시 팀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각자 자기계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빅뱅의 부가가치를 높인 거죠(탑). 멤버 모두 업그레이드되고 더 탄탄해지는 것 같아요(승리). 멤버 중에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고 끼와 재능을 살렸다고 할까요. 빅뱅으로 모였을 때 개개인이 빛나서 빅뱅을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지드래곤).”
앨범과 개개인 모두 업그레이드됐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빅뱅.
그러나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빅뱅의 출전을 알리는 8일 ‘2008 베이징올림픽’이 개막되고, 서태지, 이효리, 김건모 등 쟁쟁한 톱가수들이 가요계에 진을 치고 있다.
이에 대해 빅뱅은 “후배로서 지고 싶지 않다”고 딱 부러지게 말했다.
“고민을 안 한 건 아닌데 오히려 선배님들이 물꼬를 터주신 것 같아요. 서태지 선배님의 앨범을 사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면서 ‘앨범은 사는 것’이라는 인식을 일깨워준 것 같아요(승리). (엄)정화 누나도 그렇고, 서태지 선배님 등의 무대를 보면 놀라요. 저희와 띠동갑이 넘는 나이차이지만 열정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신 것 같아요. 본받을 점이 많죠. 그런데 저희도 후배로서 지고 싶지 않기도 해요. 가끔 ‘우리가 50~60대 때는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라고 물어보는데 멤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무대에 있겠지’라고 말해요. 장난으로 얘기하지만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지드래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