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법을 쓰고 있어요, 요즘.”
놀이에도 방법은 있다? 당연한 말씀. 이윤정이 요즘 몰두하고 있는 일은 책을 쓰는 것이다. 제목은 미정. 책의 내용은 노는 법이다, 재미있게.
이윤정이 가칭 ‘노는 책’에 담을 것들은 실로 다양하다. 스타일리스트란 그녀의 직업대로 패션은 빼놓을 수 없는 놀이의 대목. 이를테면 ‘옷 입는 놀이’라고 할까. 결국엔 어떻게 입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이에 대해 이윤정은 특유의 논리로 명쾌하게 받아쳤다.
“연예인의 패션을 쫒아가는 일부터 버리자는 게 옷 입기의 시작인 거죠. 따라하다 보면 마음이 괴로워져요. ‘왜 저런 폼이 나에게선 안 나오는 걸까’ 하고 말이죠. 미의 기준이 절대적인 건 아니잖아요. 두꺼운 다리지만 핫팬츠를 입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이건 제 경험이기도 하고요.”
이윤정의 ‘노는 책’에는 성(性)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과년한 처녀가 ‘섹스론’을?
이윤정은 “30대니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덧붙여 그녀는 “올바른, 충실한, 똑똑한”이란 수식어로 섹스를 묘사해 도대체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노는 책의 출판에 앞서 이윤정은 9월5일부터 사흘간 서울 압구정동의 전시장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전시회도 갖는다. ‘curiosity kills’가 그것. 이윤정은 “그림 뿐만 아니라 설치 미술, 영상, 퍼포먼스, 노래, 의상 등이 혼재된 독특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