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라자]추자현“노출?파격?내겐연기만있을뿐…”

입력 2008-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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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추자현에게 ‘노출 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으려 했다. 이미 영화 ‘사생결단’에서 드러냈던 파격적인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됐던 터. 또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그에 관한 “부담스럽지 않다” 따위의 말들이 많이 전해졌으므로. 추자연은 13일 개봉한 영화 ‘미인도’(감독 전윤수·제작 이룸영화사) 속 기생 설화 역을 맡으면서 이미 노출 연기를 예고했다. 또한 공개된 영화 속에서도 이를 확인한 바, 더 이상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판단에서도 그랬다. 그녀 역시 많은 인터뷰를 통해 수없이 받아온 질문일 것이었다. 또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은 작은 욕망도 한 몫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 결국 ‘사생결단’이 남겨준 강렬한 이미지 탓에 ‘노출 혹은 파격의 모습으로만 비치는 게 아니냐’고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질문을 던진 순간, 속으로 ‘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추자현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많이 받아본 질문이었다”면서 웃는 그녀는 “결국 나에 대한 관심 반, 걱정 반에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애매한 웃음으로 그녀의 질문에 대해 긍정의 뜻을 전하자 추자현은 말을 이어갔다. ‘사생결단’후 2년 중국 TV 활동 “당초 시나리오에는 내 노출신이 없었다. 하지만 촬영 과정에서 감독과 협의해 설정해 넣었다.” 그 순간 그녀의 염두에는 ‘이미지’나 자신에 대한 일부가 갖고 있는 ‘선입견’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노출 수위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하자는 제작진의 요구를 단박에 내쳤다. “노출 연기도 연기인데 연기도 누구 허락을 받고 하냐”는 이유에서였다. “뭔가에 빠져들면 그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 이후 행보 등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추자현은 ‘사생결단’ 이후 그렇게 2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 2년은 짧지 않은 시간인데 힘들지 않았나. “힘들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20대 막바지에 우울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첫 영화(‘사생결단’)의 맛을 알았다. 마치 100번째 대기표를 받아 99명의 대기자가 앞에 있지만 나는 다른 데 가지 않고 기다려온 듯했다. 일부 작품이 엎어지고 소속사 문제도 있었다. ‘사생결단’으로 어설프게 여러 상을 받아 영화계에서는 ‘주연을 맡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조연을 맡기면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쉰 건 아니다. 3편의 중국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설화같은 피눈물 나는 사랑 못해 - 그럼 한류스타라 불러도 되겠다. “뭘, 그저 중국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정도다.” 그런 기다림 끝에 추자현은 ‘미인도’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조선조 화가 혜원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가설 아래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막바지에서 추자현은 신윤복의 스승 김홍도를 사랑하는 기녀로서 ‘피눈물’을 보이며 붉게 물든 눈망울을 드러냈다. 자신의 사랑을 ‘여자로서’ 가질 수 없는 기녀의 애절한 눈물이자 품을 수 없는 사랑에 애닯아하는 김홍도에 대한 연민으로. - 참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기녀는 여자로서 삶을 포기하고 산다. 김홍도에게 집착하는 것도 결국 ‘몸으로라도 날 찾아달라’는, 몸으로나마 사랑을 잡을 수밖에 없는 기녀의 사랑법을 드러내는 셈이다. 여자로서 눈물을 이미 다 흘려버린 기녀, 정말 눈물을 흘린다면 피눈물이 아닐까.” - 영화처럼 피눈물나는 사랑을 해봤나. “20대 때 연애를 하면서 사랑이라 믿었는데 정작 외로움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정말 사랑을 한다면 심장이 아플 것 같다. 사랑은 곧 고통이 아닐까. 속이 아린 것 말이다. 사랑하고 싶지만 두렵다, 아플까봐. 뭔가에 집중하면 그것에만 빠지는데….” 비록 빠져들어 아플지언정 그러고 싶은 작품과 역할을 기다려온, 또 기다릴 추자현은 ‘미인도’의 또 다른 주연 김민선에 대한 부러움을 순간, 드러냈다. “영화를 보면 김민선이 얼마나 신윤복을 연기하고 싶어했는지 그대로 묻어난다. 나도 그처럼 ‘너무 하고 싶은 작품과 역할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한다.” 추자현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밑바닥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어진다”며 살짝 웃는다. “지지리 궁상으로 살지만 사랑을 하며 산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연기나 작품이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사랑에 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는 그녀는 “정말 내가 사랑을 아나?”라며 자문했다. 이제 서른의 나이로 접어든 그녀는 그렇게 사랑을 찾아가는 중일까. 서른, 이젠 연기를 알 것 같아 추자현은 서른의 나이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여배우가 그렇게 나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밝혀도 되느냐’는 우문에 그녀는 “인생은 30부터라고 할까. 이젠 내 나이를 자연스레 밝힐 수도 있게 됐다. 지금보다 어릴 때 ‘미인도’를 만났다면 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는 답을 내놨다. 이제 그녀는 영화 ‘실종’(감독 김성홍·제작 활동사진)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간다. 스릴러 장르 영화의 주연으로서 그녀는 “영화는 하면 할수록 장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또 하나의 설렘을 가슴에 안게 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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