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파격적인 새 앨범…제목도 없고 음산하죠?”

입력 2009-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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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스포츠동아DB

제목없는 ‘EP음반’ 어두운 음악성 초점 “12년간 품었던 실험적 시도 다 해봤죠”
록밴드 자우림(사진)이 최근 6곡이 든 EP음반을 발표했다.

지난 해 6월 7집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이후 1년 만에 발표한 이번 음반은 자우림의 12년 활동 중 가장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1997년 ‘퍼플 하트’로 데뷔한 이들이 EP음반(미니앨범)을 내기는 처음이다. 또 음반에 제목이 없는 것도 이례적이다.

앨범 표지엔 제목 대신 ‘Untitled Records’(제목 없는 음반)라고 적었다. 수록곡은 더 인상적이다. 다양한 팬들의 기호를 반영해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 그간의 앨범과 달리 이번에는 철저히 자우림의 ‘어두운’ 음악성에만 초점을 맞춘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또한 이전 음반들은 공연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지만 이번에는 공연이나 방송출연을 생각하지 않고 철저히 창작 자체에만 신경을 쏟아 감상 위주의 곡을 담았다. 가수가 활동을 오래하고 성공을 거둘수록 ‘대중성’이 간혹 자유로운 음악활동에 족쇄가 되기도 한다. 자우림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들이 해왔던, 하고 있는, 해야 할 것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음반은 자우림의 ‘에고이즘’이 가장 우월한 작품이고, ‘자우림 음악’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이 잘 드러난 앨범이다.

제목을 정하지 않은 것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제작한 만큼 청자들 역시 각각의 상상력을 동원해 감상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번 음반은 애초 “5집 이후 앨범 성격에 맞지 않아 진전이 없었던 곡들을 모아 EP를 발표하자”는 계획에서 비롯됐다. 논의가 계속될수록 새 앨범 못지않은 고민들로 이어져 ‘매그놀리아’를 제외한 전 곡이 새로 탄생됐다. 실험적 앨범인 만큼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게 의도한 믹싱, 홈레코딩 등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영어 노랫말인 ‘매그놀리아’는 음산한 분위기의 트립합 사운드이고, ‘글리터’는 70년대 프렌치팝을 연상케 한다.

‘나사’와 ‘듀’는 다소 대중적이며, ‘꿈속의 연인’은 리더 이선규가 불렀다. ‘숙취’는 제목 그대로 술 마신 이튿날의 괴로운 감정을 묘사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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