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VS 예술의전당 세밑 ‘아름다운 경쟁’

입력 2009-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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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제야음악회
○강북-세종문화회관

올해 세종문화회관(사장 박동호)의 카드는 ‘장사익’과 ‘고성현’이다. 한국과 서양소리의 두 대가를 한 무대에 서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일이다. 1995년 데뷔 이래 절절한 노래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온 소리꾼 장사익의 ‘찔레꽃’에 가슴 한 번 적셔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장사익이 애절한 음색으로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판다면, 바리톤 고성현은 역발산의 힘 있는 음성과 연기력이 압권이다. 오페라 스타답게 이번 공연에서도 오페라 아리아 위주로 프로그램을 짰다.

공연 첫 곡은 러시아 작곡가 스비리도프의 ‘눈보라’. 박태영이 지휘하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풀코스 만찬에 앞선 가벼운 전채이다.

뒤를 이어 성악가들의 오페라 아리아와 뮤지컬 히트넘버가 쏟아진다. 고성현과 소프라노 강혜정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곡인 ‘All I ask of you’를 부른다고 하니 귀가 번쩍 뜨일 일. 2부에서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토 역을 맡았던 윤형렬과 함께 정선아가 가세한다.

마지막 무대는 장사익이다. ‘아버지’, ‘님은 먼 곳에’ 그리고 자신의 최대 히트작 ‘찔레꽃’을 부른다. 여기서 끝이라면 제야음악회라고 할 수 없겠다.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 주목. 보신각의 타종장면을 보면서 관객과 출연자가 다 함께 신년을 부르는 카운트다운을 한다. 공연 쉬는 시간에는 ‘나에게 쓰는 소망엽서’ 이벤트가 열린다. 자신의 새해 소망과 다짐을 엽서에 적어 내면 2010년 12월에 관객의 주소로 발송해준다.

▶ 12월 31일 오후10시|세종문화회관 대극장|문의 02-399-1114




‘강남’과 ‘강북’, 시원하게 한 판 붙자.

한 해가 간다. 12월의 끝자락, 많은 공연단체들이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경계선 위에 음악의 탑을 쌓는다. 이른바 제야음악회. 대한민국 양대 공연장이자 서울 강남과 강북의 ‘문화자존심’으로 꼽히는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은 매년 31일 밤마다 제각기 독특하고 화려한 음악회로 ‘제야의 대결’을 펼쳐왔다. 심야의 음악회장에서 의미 있는 누군가와 함께 2010년의 첫 순간을 맞이하는 호사는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디가 좋을까? 일년에 단 한 번, 행복한 고민과 함께 새해 새아침이 발꿈치를 들고 온다.



○강남-예술의 전당

‘한 밤중 제야음악회’의 원조는 예술의전당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연주시간대의 고정관념을 깨고 음악을 통한 새로운 송년문화를 선보인 예술의전당 제약음악회가 올해로 16년째를 맞았다.

올해 제야음악회의 중심은 서울바로크합주단이다. 음악감독 김민이 지휘하는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연주와 바이올리니스트 자카르 브론, 프랑스에서 ‘하프계의 뛰어난 영스타’로 평가받은 하피스트 윤지윤, 바리톤 서정학, 한국 뮤지컬계의 디바 김소현이 차례로 등장해 ‘예술의전당표’ 제야음악회를 선사한다.평소보다 더욱 화려하게 꾸며지는 콘서트홀 로비에서는 본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 타악그룹 ‘발광(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의 로비콘서트가 열린다. 제야음악회의 피날레는 공연장이 아닌 광장에서 펼쳐진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광장에 모여 한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2010년 경인년이 오는 감동의 순간, 소망풍선이 하늘로 솟고 불꽃이 겨울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 소망풍선과 불꽃놀이는 매년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 12월 31일 오후 9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02-580-130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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