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팝 전문 DJ계보
최동욱, 박원웅, 이종환, 김기덕, 김광한, 황인용, 전영혁 그리고 배철수….한국 라디오 팝 프로그램 역사를 이어온 전문 DJ들의 이름이다. 이들이 팝 음악을 들려주던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라디오와 팝 음악 프로그램의 전성기였다. 이들은 팝 음악을 한국 대중음악의 두터운 자양분으로 심어준 전령사들이기도 했다.
1927년 2월16일 경성방송이 개국하며 이 땅에서 방송이 처음 시작된 이후 첫 팝 전문 DJ로 나선 사람은 1964년 동아방송(DBS)의 ‘탑튠쇼’를 진행한 최동욱 PD였다. 당시 동아방송은 그에게 한 달 동안만 진행을 맡겼지만 청취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자 계속 진행을 맡겼다. 그의 경쟁자로는 MBC ‘밤의 디스크쇼’의 이종환이 있었다.
나지막하고 안정된 목소리로 인기를 모은 박원웅은 1971년 MBC가 한국 방송 첫 FM 전파를 쏘아올린 뒤 1973년부터 1992년까지 ‘박원웅과 함께’를 진행했다. TBC 라디오 시절부터 팝 음악을 진행했던 황인용은 박원웅과 함께 오후 8시대 시간을 책임졌다. 그는 TBC가 KBS에 통폐합되자, KBS 2FM ‘영팝스’를 통해 팝 프로그램 DJ로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 팝 음악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한창 인기를 모을 때 김기덕(MBC)과 김광한(KBS)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청취자를 만났다. 이들은 각각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기덕입니다’와 ‘김광한, 팝스 다이얼’의 오프닝 멘트로 ‘2시의 데이트’와 ‘팝스 다이얼’을 맡아 팝 음악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우리 가요가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영상 매체의 확장·발전하면서 팝 음악 프로그램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유일한 팝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