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속옷같은 흰색·핑크 안돼”…속바지단속

입력 2010-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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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씨스타.

방송사, 씨스타에 “속옷 연상 흰색·핑크 입지말라”
문지은·나인뮤지스엔 “너무 야해” 노출규제 특명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선정성 주의 권고 이후 여가수들에 대한 지상파TV 음악 프로그램의 ‘노출 규제’가 본격화됐다. 그러다 보니 지상파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출연자 대기실에서는 방송을 앞두고 여가수들이나 걸그룹이 급하게 의상을 교체하는 진풍경이 종종 벌어진다.

요즘 문지은, 씨스타, 나인뮤지스, 채연 등 섹시한 매력을 강조하는 여가수들은 생방송 직전, 제작진의 요청으로 의상을 갑작스럽게 교체하거나 노출 부위를 가리는 ‘긴급 의상 수선’을 하는 난감한 상황을 경험했다.

문지은은 KBS 2TV ‘뮤직뱅크’에 코르셋을 연상시키는 상의를 입고 리허설에 나섰다가 제작진으로부터 ‘너무 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본방송에는 망사 천으로 긴급히 목 부위와 허리 등을 가리는 ‘공사’를 하고 출연했다. 다음날 방송한 MBC ‘쇼! 음악중심’에서는 이 의상도 제지를 받아 결국 재킷을 입고 핫팬츠에 긴 부츠를 신고 무대에 올랐다.

‘모델돌’로 불리는 나인뮤지스도 길이가 긴 재킷에 핫팬츠를 입었다가 ‘하의를 입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 따라 재킷 길이를 긴급히 줄여야 했다. 다른 가수들과 같은 길이의 핫팬츠를 입어도 유난히 노출이 심해보여 ‘노출을 줄이라’는 요구에 급히 방송사 인근 편의점을 뒤져 검은색 스타킹을 구입해 긴 다리를 감추는 웃지못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씨스타도 의상 문제로 곤혹스럽긴 마찬가지. 이미 ‘속옷과 혼동되니 속바지는 하얀색을 삼가라’는 지침을 받았던 씨스타 측은 검은색 속바지를 입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너무 눈에 거슬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색깔을 맞추기 위해 분홍색 치마에 분홍색 속바지를 입었더니 이번에는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았다. 제작진도 “화면상으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분홍색은 삼가 달라”는 주의를 받았다.

이처럼 의상 규제가 엄격해지자 여가수들이 있는 음반기획사는 고민에 빠졌다. 방송사가 “과도한 노출을 삼가고, 속바지는 하얀색을 입지 말라”는 등의 기본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선정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자체점검’을 하고 나섰다가 촬영 현장에서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무난한 무대의상을 예비로 준비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끔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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