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주원 “185㎝ 큰 키 중학교때 ‘분유’ 먹고 쑥 컸죠”

입력 2010-10-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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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드라마 출연작인 ‘제빵왕 김탁구’로 스타덤에 오른 주원.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드라마 촬영이 끝나니 몸이 간지럽다”며 “빨리 또 다른 현장을 찾겠다”고 강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첫 드라마 출연작인 ‘제빵왕 김탁구’로 스타덤에 오른 주원.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드라마 촬영이 끝나니 몸이 간지럽다”며 “빨리 또 다른 현장을 찾겠다”고 강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 ‘…김탁구’로 뜬 뮤지컬배우 출신 스타 주원

대학 소극장서 노래 부르다 뮤지컬로
4년간 무대 열연…휴식은 단 일주일
‘…김탁구’후 쉬니까 좀이 쑤시네요

결국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건 준비된 사람이다. 주원(23)을 두고 사람들은 행운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잡은 행운은 오랫동안 하나의 꿈을 갖고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청률 50%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구마준을 맡았던 주원은 한 편의 드라마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방송 전에는 이름도,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인사가 됐다.

중학교 3학년 때 연극반에 들어간 이후 그는 줄곧 연기자의 꿈을 갖고 살아왔지만 이같은 상황을 맞게 될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원은 ‘제빵왕 김탁구’가 방송하는 동안 연출자와 작가로부터 “작품에 충실하라”며 또 다른 주인공 윤시윤과 더불어 ‘인터뷰 금지령’을 받았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고서야 비로소 자신을 알리는 기회를 얻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로 나타난 그는 “추석 연휴 내내 집 앞에서 형과 농구를 했더니 이렇게 탔다”며 멋쩍어 했다.

185cm의 훤칠한 키와 여자들도 부러워할 작은 얼굴, 시원스러운 말투는 ‘제빵왕 김탁구’ 속 구마준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오히려 강단 있는 성격에서 김탁구의 모습이 겹쳐졌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린 주원과의 인터뷰는 ‘스타’라는 단어에서 시작했다.


● 소극적 성격 바꾸려고 중학교 연극반 등록



“연예인을 꿈꾼 적은 없어요. 계원예고를 다닐 때는 ‘나도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대학 들어가고 나서 바뀌었죠. 연예인이나 스타가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어졌어요.”

유년시절 소극적이었던 그는 오로지 ‘성격 개조’를 위해 연기에 입문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학교 연극반에 등록했다.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하면서 거짓말처럼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너무 재미있어 밤을 샌 건 처음이었어요. 자진해서 선생님에게 질문한 것도 연극반에서 처음이었구요. 당연히 예고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반대요? 전혀 모르는 세계에서 막내 아들인 제가 잘 버텨낼까 부모님은 걱정하셨지만 설득했죠.”

고등학교에 가서도 주원은 연극반을 떠나지 않았다. “추석, 설 명절에도 연극반 연습실에 나갔다”며 “고등학교 3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보낸 곳도 연극반 연습실”이라고 했다.

계원예고를 졸업할 무렵, 친구들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속속 전속 계약을 맺고 연예계 데뷔에 나섰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하자 TV에 얼굴이 나오는 동기들은 더 늘었다. 이 시기에 주원도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로부터 데뷔 제의를 받았다.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굴지의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그 제의들은 이뤄지지 않았다.

“제가 바라는 것과 기획사들이 원하는 게 맞지 않았어요. 접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먼저 데뷔한 친구들 중에 차근차근 잘 하고 있는 애들이 드물었던 것도 저를 망설이게 했어요.”


● “내가 좋아했던 ‘신데렐라…’이겨서 신났죠”

나이에 비해 뚝심이 강한 그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 “평생 연기할 텐데 서두르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한다. 느긋하게 마음먹고 있을 때 기회가 왔다. 대학 내 소극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그를 눈여겨 본 학교 선배가 뮤지컬 오디션을 제의했다. 그 것이 계기가 되어 주원은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에 출연하게 됐다.

“4년 동안 4편의 뮤지컬을 했어요. 쉬었던 적은 일주일 정도 밖에 안돼요. 올해 초까지 ‘스프링 어웨이크닝’ 공연을 했는데 오디션에서 주인공 역을 따냈지만, 원래 250회 공연을 모두 김무열 형이 하기로 돼 있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성실하게 연습하다보니 250회 중에서 150회를 제가 할 수 있었죠.”

주원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공연을 보던 한 연예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이 관계자는 배우 김윤석과 유해진의 소속사인 심엔터테인먼트에 주원을 추천했다. 계약을 맺은 뒤에는 일사천리였다. 주원은 올해 초 ‘제빵왕 김탁구’ 오디션에 응시해 단 번에 구마준 역을 따냈고 ‘대박’을 터트렸다.

“저는 시청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요.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라 시청률이 50%를 넘는 걸 어떻게 체감해야 하는지도 몰랐죠. 하하. 제가 즐겨봤던 ‘신데렐라 언니’ 시청률을 이겼다는 게 더 신기했어요.”

주원은 첫 드라마 촬영 순간을 떠올리며 “여러 대의 카메라가 내 모든 모습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감독님의 주문에 빠릿빠릿 움직였는데 ‘내가 이렇게 빨랐나?’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며 웃었다.

그는 ‘제빵왕 김탁구’와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며 “4∼5개월 만에 내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했다.

“긴 여정을 끝낸 지금은 아쉬움도 느끼지만 다음에 출연하는 작품이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늘 생각하고 있어요. 작품이 실패하는 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잖아요.”

나이에 비해 쉽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도 그가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다. 주원은 “‘지킬박사와 하이디’처럼 선과 악이 뚜렷한 캐릭터에 늘 호기심이 생긴다”며 “드라마 끝난 지 한 달도 안됐는데 좀이 쑤셔 못 참겠다. 빨리 새로운 작품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을 묻든지 모범답안을 내놓는 일반적인 신인 연기자들과 달리 주원의 답변은 자주 예상을 빗나갔다.

그에게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었다. “지금 연기하고 있는 모든 선생님들이요. 나이 들어서도 열정적이고 느긋하게 연기하는 모든 배우들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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