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조영남 등 스타 배출…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 추억속으로

입력 2011-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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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세시봉’ 문 닫다
가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요즘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그들의 위상이 다시 재조명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 바로 ‘세시봉 친구들’이다.

그들의 활약했던 무대, 서울 서린동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이 1969년 오늘, 문을 닫았다. 개관 17주년을 불과 23일 앞둔 날 아침이었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이씨 아저씨’로 불린 주인 이흥원 씨는 1968년 11월에 계약이 만료됐지만 새롭게 문을 열 장소를 찾지 못하고 결국 감상실 문을 닫았다.

세시봉은 르네상스 등 당시 대부분의 음악감상실이 클래식을 주로 다루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대중가요를 전문적으로 틀어주던 공간이었다. 1963년 이 씨가 인수한 뒤 종로 YMCA 건물 뒤편과 소공동을 거쳐 서린동(현 SK건물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1960년대 중후반 동아방송 인기 DJ 최동욱과 ‘쇼쇼쇼’의 조용호 PD 등이 이곳에서 DJ로 활약했다. 당시 TBC 라디오 이백천(가요평론가) PD와 한국일보 정홍택(전 한국영상자료원장) 기자는 ‘대학생의 밤’이나 신보에 대해 관객들이 평가해 점수를 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홍대 미대생 이상벽(방송인)도 아르바이트 삼아 무대에 나서 입심을 자랑했다. 서정주, 박두진, 조병화, 김수영 등 문인들과 훗날 영화감독이 되는 이장호 등 유명 인사들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 곳을 찾았다 한다.

세시봉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음악감상실의 틀에서 벗어나 당대 젊은이들의 문화가 소통하는 곳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적 포크음악의 실마리를 마련하며 젊은이들을 사로잡았고 이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한 출발점이 됐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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