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여자를 버리니 모성이 보였어요”

입력 2011-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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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이미지로 유난히 여성 팬이 많은 엄정화. 그녀도 언젠가는 ‘엄마’가 될 터이며 주연 영화 ‘마마’는 자신의 어머니는 물론 그 상상 속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 마흔 둘 싱글 그녀, ‘마마’ 변신

불치병 아들 돌보다 암 걸리는 싱글맘 연기
희망 전하는 억척엄마 역할 위해 치장 포기
차기작선 춤 솜씨 자랑…가수 컴백도 준비

스타들마다 남과 다른 개성을 갖고 있지만 때론 이미지나 활동 분야가 겹치는 탓에 ‘비슷한 부류’로 묶인다. 물론 남과 ‘닮은 꼴’로 비교되는 건 자존심 센 스타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 그렇게 보면 배우이자 가수인 엄정화(42)와 비슷한 ‘군’에 속하는 스타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섹시한 이미지로 특히 여성 팬들에게 더 사랑받는 엄정화는 ‘여자는 가꿀수록 아름다워진다’는 상식을 가장 잘 지키며 사는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엄정화가 6월2일 개봉하는 새 영화 ‘마마’(감독 최익환)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이번에는 가꾸는 일은 포기했다. 그의 역할은 불치병에 걸린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며 사는 엄마. 자신마저도 암에 걸리는 불운한 상황에 처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 건강한 인물이다. 영화가 처음 공개된 VIP시사회가 열린 다음날인 24일 오전 엄정화를 만났다. 가족부터 이효리 이영자 홍진경 등 ‘패밀리’가 총출동했던 시사회의 반응이 좋아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는 그는 적당히 설레는 듯 보였고 기분 좋게 흥분된 상태였다.



● “우리 엄마를 다시 생각하게 된 영화”

‘마마’에는 성격이 다른 세 명의 엄마가 나온다. 긍정의 힘으로 가정을 꾸리는 엄정화를 중심으로 아들만 믿고 사는 철부지 엄마 김해숙, 성공을 위해 딸은 뒷전인 엄마 전수경이다. 처한 상황과 개성이 다른 세 명의 엄마들은 엄정화에게 “우리 엄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느낀 기회”를 줬다.

“저희 엄마는 스물여덟 살에 혼자가 돼 지금까지 네 남매를 키우셨어요. 어릴 땐 집에 친구도 데려오지 못하게 하는 엄마를 보며 ‘우리 엄만 왜 저래’라고 여겼는데 큰 뒤에 여자로서 엄마를 이해했어요. 처음 사랑하고 실연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엄마였죠.”

엄정화는 “우리 엄마는 어릴 때 고생한 이야기 좀 그만하라는데 저는 고생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언젠가 엄마가 ‘너희 시간도 나처럼 빠르니’라고 물을 땐 마음이 울컥했다”고 돌이켰다.

‘마마’는 엄정화에게 언젠가 엄마가 될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다. “만약 제가 어릴 때 결혼해서 계속 연기활동을 했다면 영화에 나오는 전수경 씨 같은 엄마가 됐을 것 같다.”

엄정화는 영화에서 아들로 나오는 11세 이형석 군과도 절묘한 호흡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눈물을 참기 어렵다. “(이)형석이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통상적인 눈물이 아니었어요.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지도 않고 곧바로 몰입해요. 아무튼 요즘 아역들은 못하는 게 없어요. 하하.”


● 신작 ‘댄싱 퀸’에서는 춤 실력 제대로 공개

엄정화는 ‘마마’ 개봉과 맞물려 코미디 영화 ‘댄싱 퀸’ 촬영을 시작한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남편 몰래 댄스가수로 데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상대역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이다.

“사람들 앞에서 춤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어요. 무대에서도 제가 격한 춤을 춘 적도 없고 안무를 외워서 연습했던 정도예요. 춤을 배우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 처음 보여줄 것 같아요. (황)정민 씨와도 오랜만에 재미있게 놀 수 있겠죠.”

엄정화는 ‘마마’ 촬영을 끝낸 2월부터 집중적으로 운동을 했다. 개인 트레이너와의 피트니스에 집중했다. “‘마마’를 찍을 땐 역할 때문에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다”는 그는 “그래도 끝나자마자 운동 열심히 해서 원래대로 돌아왔는데 제작보고회 때 입은 옷 때문에 오해받아 속상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달 초 열린 ‘마마’ 제작보고회에서 가슴을 덮는 흰색의 원피스를 입은 엄정화는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살이 쪘다”는 반응을 얻었다.

“자꾸 살 이야기 하니까…. 나중에 만난 (김)민희가 그러더라고요. 민희는 말랐잖아요. ‘언니 그런 옷은 저도 못 입어요’라고. 하하. 제가 엄마 역할 맡고 정숙하게 보이고 싶어 너무 욕심을 냈나 봐요.”

엄정화는 내년에 가수 활동도 재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더 미루지는 않겠다고 했다.

“일종의 열등감이 저를 달리게 하는 것 같아요. 언젠가 접점을 찍는 작품을 만나지 않을까, 그런 작품에서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어요. 제 연기 인생에 올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죠.”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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