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호러 단편 ‘사이런 헤드’ 캡처

유튜브 호러 단편 ‘사이런 헤드’ 캡처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먹히는’ 인터넷 괴담을 찾아라!”

할리우드가 차세대 흥행 카드로 떠오른 ‘인터넷 괴담 IP’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괴담을 원작으로 한 저예산 영화 ‘백룸’이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대형 스튜디오들이 차세대 프랜차이즈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무려 11개 스튜디오가 경쟁을 벌인 끝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작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와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괴담 기반의 유튜브 호러 시리즈 ‘만델라 카탈로그’의 영화 판권을 확보했다. 원작자인 알렉스 키스터가 직접 메가폰을 잡으며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워너브라더스 픽처스 역시 치열한 경쟁 끝에 유명 인터넷 도시전설을 바탕으로 한 유튜브 단편 ‘사이렌 헤드’의 영화화 권리를 손에 넣었다. 할리우드 호러계의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는 ‘웨폰’의 잭 크레거가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다.

영화 ‘백룸’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백룸’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이 같은 움직임의 출발점은 단연 ‘백룸’이다. 인터넷 괴담을 영화화한 ‘백룸’은 지난 5월 개봉해 제작비 1000만 달러로 개봉 나흘 만에 A24 역대 최고 흥행작에 오른 데 이어, 전 세계에서 3억3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초대형 흥행에 성공했다. 해당 괴담을 기반으로 가장 유명한 유튜브 시리즈를 만든 케인 파슨스가 직접 연출을 맡아, 만 20세의 나이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최연소 감독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인터넷에서 탄생한 오리지널 IP 역시 극장 시장에서 강력한 흥행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극장의 핵심 관객층으로 자리 잡은 젠지(Gen Z) 세대가 있다. 최근 시장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어떤 세대보다 극장을 자주 찾을 뿐 아니라 SNS에서 밈과 입소문을 확산시키며 흥행을 이끄는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실제 ‘백룸’의 북미 관객 가운데 약 85%가 35세 미만이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25세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자의 ‘백룸’ 해석본을 공유하며 ‘백룸’ 신드롬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데드라인은 “‘스타워즈’, 마블, DC 등 기존 프랜차이즈의 흥행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팬덤을 확보한 인터넷 괴담과 유튜브 기반 콘텐츠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며 “짧은 영상들이 쌓이며 세계관과 팬덤, 해석 문화까지 형성된 만큼 장편 영화 프랜차이즈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